"한국 오면 꼭 사가요"⋯필수 관광코스 된 'K-약국'

"한국 오면 꼭 사가요"⋯필수 관광코스 된 'K-약국'

의료소비 10건 중 7건은 약국⋯1~9월 외국인 소비액 196% 증가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목록에 약국이 자리 잡고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기념품을 고르던 이들이 이제는 약국에서 연고와 크림, 영양제 등을 구매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른다.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코스로 떠오른 한국 약국.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챗지피티]

30일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의료관광 자료를 토대로 환산한 올해 1~9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약국 소비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96.1% 증가했다. 전체 의료소비액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 6.66%에서 12.49%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결제 건수 기준으로는 약국의 비중이 더욱 두드러졌다. 전체 의료소비 건수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6.75%에서 68.97%로 높아졌다. 외국인 관광객의 의료소비 10건 중 약 7건이 약국에서 이뤄진 셈이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화장품을 넘어 기미·여드름·흉터 등 피부 고민을 치료하는 일반의약품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일반 화장품보다 효과가 뛰어면서도 병원 진료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고, 가격 부담 역시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SNS 등에선 '한국에서 꼭 사야 할' 기미·여드름·흉터 치료제 목록이 공유될 정도다.

K-약국 쇼핑의 인기에 한국관광공사도 홍보에 나섰다. 외국어 관광정보 포털 ‘비지트코리아’에 ‘한국 여행 필수 코스: K-약국 쇼핑’이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게재하고 주요 약국과 추천 제품을 소개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제품은 피부 재생과 기미·흉터 관리 등에서 효능과 입소문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쌓은 제품들이다. 종근당의 '더마그램 피디알엔 크림'은 연어 유래 피부 조직 재생 성분인 PDRN을 함유한 일반의약품이다. 피부 및 결합조직의 영양 부족으로 상처나 궤양이 생기기 쉬운 부위에 영양을 공급해 손상된 피부의 재생을 돕는다.

동아제약의 '노스카나겔'은 여드름이나 수술 등으로 생긴 흉터를 치료하는 일반의약품이다. 헤파린나트륨과 알란토인, 덱스판테놀을 함유했다. 같은 회사의 여드름 치료제 '애크논크림', 기미 치료제 '멜라토닝크림'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피부 관련 제품으로 꼽힌다.

태극제약의 '도미나크림'도 기미와 색소침착 관리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 사이에서 알려진 제품이다. 히드로퀴논 4%를 함유한 일반의약품으로, 멜라닌 생성을 억제해 기미·주근깨 등 색소침착을 완화한다. 함량을 2%로 낮춘 '도미나라이트크림'도 판매하고 있다.

점안액과 약국 전용 더마 화장품도 인기다. JW중외제약의 '아이엔젤톡톡 점안액'은 트레할로스 성분을 함유해 눈의 건조함을 완화하는 제품이다. 동국제약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루온셀은 피부 장벽과 보습·탄력 관리에 초점을 맞춘 '셀바이옴 에센스'를 선보이고 있다.

약국도 외국인 고객을 맞기 위해 쇼핑 환경을 바꾸고 있다. 영어·중국어·일본어 상담과 세금 환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약품부터 화장품·건강기능식품까지 한곳에서 고를 수 있도록 제품군을 넓히는 모습이다. 관광공사가 소개한 홍대 베리뉴약국은 자정까지 운영하며, 종각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 약국은 약사 상담을 거쳐 구매한 영양제를 1회분씩 나눠 포장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의약품과 더마 스킨케어 제품으로 넓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동선도 약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SNS와 해외 여행 커뮤니티에서 제품 정보가 공유되면서 약국이 새로운 관광 쇼핑 코스로 자리 잡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