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접 신규택지 10만가구…집값 안정 관건은 '교통·착공 속도'

서울 인접 신규택지 10만가구…집값 안정 관건은 '교통·착공 속도'

김포·구리·하남 등 6곳 추가…서울 신규택지 후보지 제외
구리·하남 서울 수요 분산 기대…김포는 교통망 확충 변수
2030년 착공 목표…토지보상·기반시설 확보가 핵심 과제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정부가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에 7만67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를 추가로 공급하면서 서울 주택 수요 분산과 집값 안정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발표한 물량까지 합치면 총 10만3900가구에 달하지만 이번 추가 후보지에 서울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 분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려면 토지보상과 광역교통망 구축을 통해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약 1만4천6백가구 규모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된 경기 구리시 사노동 건원지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8·13 주택 신속 공급방안'의 후속 조치로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 6곳을 발표했다. △김포아라 3만7000가구 △구리건원 1만4600가구 △하남미사 K-컬처 1만2000가구 △하남감일2 6500가구 △고양대곡지식융합확장 4000가구 △의정부다락원 2600가구 등이다. 기존에 발표한 서울강서·남양주도심·경기광주역세권2 등 3곳의 2만7200가구를 포함하면 전체 공급 규모는 10만3900가구다.

이번 신규택지는 모두 서울 경계에서 약 5㎞ 이내에 위치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다. 정부는 서울 접근성과 기존 교통망을 고려해 후보지를 선정했으며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가까운 입지에 대규모 공급 계획을 제시한 만큼 주택 매수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윤지해 부동산 평론가는 "서울 근거리에 신규택지를 확보하면 현재 주택 수요를 미래 대기수요로 전환시키는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서울과 인접한 지역인 만큼 집값 안정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수요 분산 효과는 지역별 서울 접근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구리건원과 하남미사 K-컬처, 하남감일2 등 서울 동부권과 연결되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구리건원은 잠실역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며 하남미사 일대에서는 지하철 3·9호선 연장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위원은 "하남 감일·미사 일대는 송파·강동 생활권과 맞닿아 있어 주택 대기수요가 풍부한 지역"이라며 "계획대로 입주가 실현된다면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공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구리건원은 서울 동북권 접근성이 우수하고 기존 생활권을 활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윤 평론가는 강남권 업무시설 접근성이 좋은 구리·하남과 3기 신도시 창릉지구와 연계되는 고양대곡지구의 서울 수요 분산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반면 전체 공급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김포아라지구는 교통망 확충이 수요 확보의 핵심 변수로 꼽혔다. 김포아라는 서울 강서구와 인접한 고촌읍 일대에 조성되며 인근에서는 지난 3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이 추진 중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김포의 기존 교통난과 신규 공급 규모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교통대책이 뒷받침돼야 서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택지의 시장 안정 효과를 좌우할 또 다른 변수는 사업 추진 속도다. 정부는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해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고 2030년까지 착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허가와 보상, 부지 조성 등 기존에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절차를 병행해 사업 기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사업 절차를 단축하더라도 토지보상과 기반시설 확보가 뒷받침돼야 착공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사업 기간 단축의 관건은 토지보상을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도로 등 기반시설도 선제적으로 갖춰야 하는 만큼 실제 착공 시점까지 이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통망 구축과 입주 시점을 연계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남 연구위원은 "김포 5호선과 하남 3·9호선 연장사업이 주택 입주보다 늦어지면 초기 교통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하남·구리·남양주 등 동부권에 신규택지가 집중된 만큼 개별 지구를 넘어선 광역교통 계획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공급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건이다. 서 교수는 택지 공급가격과 건축비 등을 고려할 때 주거 취약계층의 입주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송 대표 역시 분양가격을 실수요자의 소득 수준에 맞추고 광역교통망 개통과 입주 시기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급계획이 서울 주택 수요를 실질적으로 분산하기 위해서는 입지별 교통 여건을 개선하는 동시에 보상·착공·분양·입주로 이어지는 사업 일정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송 대표는 "공급 물량보다 실제 입주 시점과 주거비 부담이 중요하다"며 "착공 실적보다 실제 입주 물량이 시장 안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