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예산 55.7조 편성⋯"채무 안 늘리고 투자 확대"

서울시, 내년 예산 55.7조 편성⋯"채무 안 늘리고 투자 확대"

민선 9기 첫 본 예산, 올해比 8.3% 증가⋯내일 시 의회 제출
'청년 AI 성장권' 266억 재편성⋯"기업 신뢰 잃어 협상 난항"
공공임대 2만7200호 공급·청년 월세 3만 2000명으로 확대
약자 동행 예산 17조 6892억⋯"시의회 설득하고 비판 수용"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청에서 2027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8.3% 늘어난 55조 7445억원으로 편성했다. 청년 인공지능(AI) 활용 지원과 주거 안정, 약자와의 동행 등 민선 9기 핵심 정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채무 규모는 늘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9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7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했다. 시는 예산안을 오는 30일 시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이번 예산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며 "채무는 늘리지 않는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민의 삶과 서울의 미래를 위한 투자는 확대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번 예산안은 민선 9기 출범 이후 처음 편성한 본 예산이다. 회계 간 중복 계상액을 제외한 순계예산은 50조 1906억원으로 전년보다 8.9% 늘었다. 교육청·자치구 지원과 행정운영경비 등을 제외한 정책사업비는 31조 5752억원으로 9% 증가했다.

예산은 △기회활력도시 △주거안정도시 △동행성장도시 △건강안전도시 △공간혁신도시 등 5대 분야에 집중 투입한다.

추경서 삭감 '청년 AI 성장권' 포함…글로벌 기업과 재협상 변수

서울시는 청년의 AI 활용 격차를 줄이기 위해 내년도 '청년 AI 성장권' 사업에 266억원을 편성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 50만 명에게 생성형 AI 이용권과 수준 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 인턴십과 취·창업을 연계한 실전 프로젝트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오 시장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관련 사업비 56억 2500만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공급 협상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챗GPT와 제미나이는 이미 추경 예산을 앞두고 1인 당 2.5달러라는 대폭 할인 가격에 합의했었다"며 "국제적으로 전혀 선례가 없었던 파격적인 가격으로 다시 합의할 수 있을 지가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꼭 될 줄 알고 합의했는데 예산 편성이 어려워지면서 본의 아니게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기업들 입장에서는 기대가 어그러지면서 영업 비밀만 노출되는 불이익이 있었기 때문에 서울시에 대한 불신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협상의 난항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최대한 설득하고 있지만 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예산을 편성한다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주택 공급 속도 높이고 청년 주거비 부담 완화

청년 취업 지원도 확대한다. 서울영커리언스 사업에는 223억원을 투입해 참여 인원을 올해 1800명에서 내년 2700명으로 늘린다. 청년취업사관학교에는 460억원을 편성해 AI 전문인력 4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주거 안정 분야에는 2조 5094억원을 투입한다. 우선 1조 1228억원을 투입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올해 2만 5274호에서 내년 2만 7200호로 확대하고, 신속통합기획 2.0과 모아타운·모아주택에 각각 108억원, 123억원을 투입해 민간 정비사업의 추진 속도를 높인다.

청년월세 지원 대상도 2만 3000명에서 3만 2000명으로 9000명 늘린다. 신혼부부와 청년의 임차보증금 대출이자 지원에는 758억원을 편성해 주거비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청에서 2027년도 서울시 예산안 발표를 위해 마이크 앞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생계·돌봄 안전망 강화…중장년·소상공인 지원 확대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예산은 올해보다 13.1% 증가한 17조 6892억원으로 편성했다.

생계·의료·교육급여 예산은 올해보다 9531억원 늘어난 4조 8054억원으로 편성됐다. 취약계층 공공일자리에는 7806억원을 투입한다.

신설하는 '서울형 낀세대 연금'에는 13억원을 편성했다. 은퇴기 중장년 1만 명이 월 8만원 이상 적립하면 시가 월 2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결혼·출산·양육 지원 패키지에는 1434억원을 투입한다. 혼인신고 가구당 100만원을 지원하고, 아동기본수당은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한다.

소상공인에게 3조원 규모의 융자를 지원하고, 서울 광역 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도 올해 1500억원에서 내년 2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서울 달빛야장' 16곳 확대…도시 인프라·교통망 확충 투자

'서울 달빛야장'은 105억원을 투입해 6곳에서 16곳으로 확대한다. 한강 야간경관 개선에 100억원,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조성에는 533억원을 편성했다.

이 밖에 시민 건강관리 사업인 손목닥터 9988에는 589억원을 투입하고, 동북선·우이신설 연장선 등 도시철도 5개 노선 사업에는 1383억원을 편성했으며 세운지구 도심공원 조성에는 1232억원을 배정했다.

시는 정부 복지사업 확대 등에 따른 의무지출 증가에도 채무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말 채무 잔액은 올해 전망치인 11조 5695억원과 비슷한 11조 5690억원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여소야대 구도인 시의회와의 협의 방침에 대해 "서울시가 부채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재원을 예산으로 편성했다"며 "성실하게 시의원들을 설득해 되도록이면 원안을 그대로 관철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근거 있는 비판이 있으면 충분히 수용할 마음가짐으로 협의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