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위험자산 한도 IRP만 푼다…IMA·발행어음 DC·IRP 편입

퇴직연금 위험자산 한도 IRP만 푼다…IMA·발행어음 DC·IRP 편입

70% 한도 단계적 완화…상향 폭·일정은 미정
디폴트옵션 320여개 상품 재편은 '검토' 단계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정부가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한다. 확정기여형(DC)은 대상에서 빠졌다. 한도를 얼마나, 언제까지 올릴지도 정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당정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퇴직연금은 DB·DC·IRP 모두 예금 등 안전자산을 뺀 위험자산에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IRP 한도만 단계적으로 높이기로 했다. DC는 "규모,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투자비중, DC 확대 여부를 추후 검토한다"고 밝혔다. 2025년 말 DC와 IRP를 합친 적립금은 272조5000억원이다.

IRP의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현행 70%에서 상향조정된다. 종투사 IMA와 발행어음이 편입 대상에 추가된다.

투자 대상은 넓어진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운용하는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을 DC·IRP에서 살 수 있게 된다. 지금은 DB에서만 투자할 수 있다. IMA는 만기 때 원금을 확정 지급하고 이자는 운용수익에 연동하는 상품이다. 정부는 IMA의 연 수익률을 3~8%, 발행어음을 연 2.9~3.2%로 제시했다. 정기예금(연 2.8~2.9%)보다 높다.

예금·보험 중심의 원리금보장형에 묶인 자금이 증권사 상품으로 옮겨갈 길이 열린 셈이다. IMA와 발행어음은 대형 증권사만 취급할 수 있어 수혜가 일부 증권사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에는 중소벤처기업부 LP성장펀드 출자를 허용한다. 모태펀드가 손실을 우선 충당하고 풋옵션을 제공하는 구조다.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개선은 대부분 검토 단계다. 정부는 현재 320여개인 디폴트옵션 상품을 수익률과 위험조정성과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성과가 낮은 상품은 가입 중지나 퇴출 등 불이익을 준다. 디폴트옵션 도입 이전에 쌓인 적립금에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확정된 것은 적용 시점이다. 디폴트옵션 적용 예정 통보를 '만기 후 4주'에서 '만기 전 2주'로 앞당긴다. 정부는 낮은 금리로 대기하는 기간의 수익률이 일반 예금이자보다 0.1~0.2%포인트 낮다고 설명했다.

확정급여형(DB)은 적립금운용계획서(IPS) 공시를 추진한다. 300인 이상 DB 사업장에 의무화된 계획서가 형식적으로만 작성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적립금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운용 현황과 기간별 수익률을 공시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정부는 수익률 제고의 근거로 다른 연금과의 격차를 들었다. 2025년 퇴직연금 수익률은 6.47%로 집계 이래 최고였다. 같은 해 국민연금은 18.82%, 공무원연금 17.2%, 사학연금 18.9%였다.

운용 방식에 따른 차이도 컸다. 지난해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16.80%로 원리금보장형(3.09%)의 5배를 넘었다.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2015년 6.9%에서 2025년 24.6%로 늘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501조4000억원으로, 1년 만에 69조7000억원(16.1%) 증가했다.

이번 방안에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사외적립 의무화도 담겼다. 기금형은 금융기관 개방형, 연합형, 공공기관 개방형 세 가지로 운영된다. 국민연금공단의 참여 여부는 노사정과 전문가 간 이견으로 국회 논의에 넘겼다. 사외적립은 2028년 100인 이상, 2029년 10~99인, 2030년 10인 미만 사업장 순으로 의무화된다.

정부는 11월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한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