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자식에게는 늘 씩씩했지만 자신의 고단함은 좀처럼 말하지 않았던 어머니. 연극 ‘사랑해 엄마’가 익숙해서 미처 돌아보지 못한 그 삶을 천안 무대에 올린다. 생계를 꾸리며 홀로 아들을 키운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쌓인 사랑을 웃음과 함께 풀어낸다.
가족연극 ‘사랑해 엄마’는 11월 7∼8일 충남 천안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틀 모두 오후 2시에 공연하며 7일 조혜련과 8일 이경실이 각각 엄마 역으로 출연한다.
“엄마, 내 혼자서 잘 할 수 있나?”
“그라문! 누구 아들인데!”
아들의 걱정에 돌아오는 엄마의 대답은 힘차다. 자식을 안심시키는 말에는 주저함이 없지만 정작 자신의 어려움은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작품은 이처럼 가족 안에서 익숙하게 주고받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어머니의 마음을 따라간다.

배경은 1980년대다. 남편 없이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의 일상이 펼쳐진다. 엄마가 생활을 버티는 시간과 아들이 성장하는 시간이 맞물리며 모자의 관계도 무대 위에 쌓인다. 가까운 사이여서 오히려 표현에 서툴렀던 사랑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작품은 어머니의 삶을 슬픔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생활 속 말씨와 가족 사이의 친숙한 모습이 웃음을 만든다. 관객은 모자의 일상을 보며 웃다가 그 웃음 사이에 담긴 엄마의 고단함을 마주하게 된다. 특별한 누군가의 사연이 관객 자신의 가족 이야기로 다가오는 지점이다.
부모 세대에게는 지나온 삶을 되짚는 시간이, 자녀 세대에게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시간이 될 수 있다. 한 무대를 함께 보면서도 서로 다른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 가족 관객에게 다가가는 작품의 매력이다.
천안 공연에서는 두 배우가 표현하는 엄마의 차이도 눈여겨볼 만하다. 연출을 맡은 조혜련과 엄마 역에 합류한 이경실은 같은 인물의 삶을 각자의 호흡으로 전한다. 일상의 웃음을 살리는 생활 연기와 아들을 향한 감정의 흐름이 두 배우의 해석을 통해 펼쳐진다.
예능에서 익숙한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서 보여줄 모습도 관심을 끈다. 친숙한 말씨로 관객과 거리를 좁히는 순간부터 모자의 마음이 드러나는 장면까지, 웃음과 감정을 어떻게 이어가는지가 관람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사랑해 엄마’는 2019년 제작된 작품을 바탕으로 2024년 11월 대학로에서 새롭게 선보였다. 조혜련이 연출을 맡았으며, 이후 국내외 무대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에는 춘천연극제 코미디경연에서 대상을 받았고 올해 8월에는 수상작 앙코르 공연으로 관객을 다시 만났다.
이번 천안 무대는 대학로 공연 종료와 별도로 마련된 지역 공연이다. 그동안 여러 무대에서 전해온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를 천안 관객에게 들려준다.
공연 제목인 ‘사랑해 엄마’는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쉽게 건네지 못했던 말이기도 하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앉아 모자의 일상을 지켜보는 시간이 서로에게 하지 못한 말을 떠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공연 시간은 100분이다. 관람 연령은 만 7세 이상이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