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행정 지연을 줄이기 위해 사업시행자 지정 절차에 30일 처리기준을 도입한다. 관계기관 협의기간을 10일로 통일하고 서류 보완 요구도 최대 2회로 제한하는 등 자치구별로 달랐던 인허가 절차를 정비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비사업 업무 처리기준 표준화 추진계획'을 수립해 시 관련 부서와 25개 자치구에 즉시 적용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일부 자치구에서 법정 처리기한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시행자 지정 절차를 장기간 지연시키는 사례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시에 따르면 창신9구역 등 일부 정비사업에서는 공공시행자나 지정개발자를 지정하는 절차가 수개월간 지연됐다. 현행 제도상 해당 업무에 별도의 법정 처리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시는 조합설립인가 처리기한인 30일을 준용해 공공시행자와 신탁업자 등 지정개발자 지정 업무에도 '30일 이내' 처리기준을 새로 마련했다.
다만 이는 시가 우선 시행하는 행정 내부 기준이다. 시는 처리기한에 법적 근거를 부여하기 위해 지난 26일 국토교통부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공식 건의했다.
정비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관계기관의 의견을 받는 절차도 간소화한다. 앞으로 인가 신청이 접수되면 담당 부서는 관계기관과 관련 부서에 안건을 한꺼번에 보내고, 주민공람과 기관 협의를 병행해야 한다. 사전검토나 대면보고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청 접수를 미루거나 거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관계기관 협의기간은 10일 이내로 통일한다. 필요한 경우 한 차례에 한해 5일을 연장할 수 있다. 특히 정해진 기한까지 회신이나 연장 요청이 없으면 별도 의견이 없는 것으로 보고 후속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 관계기관이 응답하지 않아 인허가 절차가 장기간 멈추는 상황을 막기 위한 '간주협의제'를 적극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시행자에게 반복적으로 서류 보완을 요구하는 관행도 개선한다. 보완 요구는 최대 2회로 제한하고, 보완에 필요한 기한은 10일 이내로 부여하도록 했다.
1차 보완 때는 관계기관에서 접수한 의견을 취합해 일괄 통보해야 한다. 담당 부서의 검토 누락을 이유로 뒤늦게 추가 보완을 요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2차 보완은 처음 제출한 보완서류에 미비점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진행할 수 있다.
관계기관이나 담당 부서 사이의 의견 충돌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별도의 조정 절차를 가동한다. 협의가 10일 이상 장기화하면 서울시 또는 자치구의 '공정촉진책임관'이 주재하는 '정비사업 이견 조정회의'를 즉시 소집해 이견을 조율하도록 했다.
새 기준은 방침 수립 이후 접수되는 사업에 적용된다. 이미 신청이 접수된 사업도 자치구가 희망하거나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적용할 수 있다.
시는 이번 업무 표준화를 통해 자치구마다 달랐던 행정처리 방식을 통일하고, 사업시행자가 인허가 일정을 예측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번 정비사업 업무 처리기준 표준화를 통해 자치구별 행정 편차를 줄이고, 예측 가능한 정비사업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불필요한 행정 지연 요소를 적극 발굴·개선하여 신속한 주택공급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