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이온을 앞세워 유럽과 인도에서 서로 다른 공략법을 펼친다.
유럽에서는 소배기량 터보 엔진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해 효율과 탄소배출량을 중시하는 수요에 대응한다. 인도에서는 현지에서 판매 기반을 다진 자연흡기 엔진에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첨단 편의 기능을 결합했다.
같은 이름의 차량이라도 엔진과 변속기, 전동화 일정과 디지털 기능을 시장 특성에 맞춰 다르게 구성하는 전략이다.

1일 현대차 인도법인에 따르면 현지 출시하는 베이온은 1.5ℓ 4기통 MPi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15마력(PS), 최대토크는 14.7㎏·m이며 6단 수동변속기나 무단변속기인 IVT를 선택할 수 있다.
인도 판매가격은 99만9900루피부터 시작한다. 현지에서 생산해 50여개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달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 유럽형에는 1.0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출력에 따라 90마력과 115마력으로 나뉘며 각각 6단 수동변속기 또는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조합한다.
인도형과 유럽형 상위 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은 115마력으로 같지만 이를 구현하는 방식은 다르다. 인도형은 배기량이 큰 자연흡기 엔진을, 유럽형은 배기량을 줄인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인도형에서 주목할 부분은 엔진의 현지 판매 이력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2020년 이후 1.5ℓ MPi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60만대 이상 판매했다. 여러 차종을 통해 고객에게 익숙해진 동력계를 신차에도 적용한 것이다.
새로운 엔진을 도입하는 대신 기존 판매 경험과 정비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는 검증된 동력계라는 인식을 주고 회사는 생산과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엔진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상품성의 변화는 주행 제어와 디지털 기술로 구현했다.
IVT 모델에는 추월할 때 가속 반응을 빠르게 하는 '대시 부스트 모드'와 변속감을 강조하는 '스포티 드라이브 테크'를 적용했다. 에코·노멀·스포츠 주행모드와 패들시프트도 제공한다.
생성형 AI 음성비서와 커넥티드 카 내비게이션 콕핏(ccNC), 차량 제어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도 탑재했다.
생성형 AI 음성비서는 퍼플렉시티의 정보검색 기술과 사운드하운드 AI의 음성 기술을 활용한다. 이용자는 음성으로 날씨와 여행지, 숙박시설, 뉴스와 스포츠 정보 등을 자연스럽게 질문할 수 있다.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한 ccNC에는 12.3인치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연결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70개 이상의 블루링크 연결 기능과 최대 19개 제어기의 무선 업데이트도 지원한다.
익숙한 엔진을 사용하되 차량을 이용하는 과정에서는 신차의 변화를 체감하도록 구성한 셈이다.
유럽은 동력계 확장, 인도는 기존 엔진 활용도 높인다
유럽에서는 동력계 자체를 확장해 베이온의 고객 범위를 넓힌다.
초기에는 1.0ℓ 터보 가솔린 90마력과 115마력 모델로 시장에 대응하고 2027년에는 1.6ℓ 하이브리드를 추가한다. 가솔린 모델로 출발한 뒤 전동화 수요까지 흡수하는 단계적 구성이다.

현대차가 제시한 하이브리드의 예상 합산 출력은 138마력이다. 복합 이산화탄소 배출량 목표는 ㎞당 102~113g으로, 115마력 터보 모델의 목표치인 134~144g보다 낮다.
다만 출력과 배출량 등 하이브리드 제원은 아직 최종 인증 전 수치여서 출시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하이브리드에는 운전대의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회생제동 수준을 조절하는 기능도 들어간다. 단순히 연료 소비와 배출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전기차와 유사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려는 구성이다.
유럽형은 터보 엔진의 출력별 사양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해 가격과 출력, 연료 효율, 탄소배출량에 따라 선택하도록 했다. 인도형은 현지에서 대규모로 판매한 자연흡기 엔진을 중심에 두고 AI와 연결성, 주행 편의 기능으로 상품성을 보강했다.

각 시장이 요구하는 기준의 차이를 반영한 결과다. 유럽에서는 강화되는 환경규제와 하이브리드 수요가 중요하다. 인도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정비 편의, 현지에서 검증된 엔진에 대한 신뢰가 구매 판단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준다.
현대차가 베이온에 적용한 현지화는 엔진 배기량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변속기부터 전동화 도입 시점, 소프트웨어와 편의 기능까지 묶어 시장별 상품을 구성했다.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경영자(CEO)는 "베이온은 신뢰받는 1.5ℓ 4기통 MPi 가솔린 엔진에 지능형 변속 기술과 운전자 중심의 제어 기능을 결합했다"며 "인도 고객에게 부드럽고 반응성이 높은 주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