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강원래, 클론 5년·휠체어 26년… "라디오 DJ 20년도 '쿵따리 샤바라'처럼 웃었죠"

가수 강원래, 클론 5년·휠체어 26년… "라디오 DJ 20년도 '쿵따리 샤바라'처럼 웃었죠"

[인터뷰] 방송 20주년 맞은 KBS 3라디오 '노래선물'

■[아이뉴스24 김도은 기자]

"20년이라는 세월이 정말 끔찍할 만큼 빠르게 흘렀네요. 저에게 '노래선물'은 매일 만나는 반가운 친구입니다."

가수 강원래와 게스트들 [사진=KBS 제공]

2006년부터 KBS 3라디오 '강원래의 노래선물'을 이끌어온 가수 클론의 강원래가 방송 20주년을 맞았다.

장애인과 소외된 이들을 위한 목소리로 출발해 두 바퀴 휠체어로 달려온 지난 20년은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강원래 씨는 25일 아이뉴스24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도 장애인으로서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마이크를 잡았을 당시엔 타인의 아픔까지 품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훨씬 컸다고 첫 방송을 되짚었다.

대한민국 장애인의 90% 이상이 후천적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얻는 만큼, 그 역시 스스로를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강원래는 "처음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벌어졌나 싶어 좌절하고 우울했지만, 이를 삶의 일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며 "내가 장애인이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과연 다른 사람들의 아픈 상처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긁어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 "클론 5년, 휠체어 26년, DJ 20년… 숫자에 연연 않죠"

가수 강원래와 게스트 [사진=KBS 제공]

어느덧 흐른 20년이라는 숫자에 대해서는 "끔찍할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며 특유의 솔직한 입담을 건넸다.

강원래는 "클론으로 왕성하게 활동한 기간은 5년 남짓이지만 휠체어를 탄 지는 26년, 라디오를 진행한 지는 벌써 20년이 됐다"며 "하지만 숫자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오늘도 갈 곳이 있고, 만날 사람이 있으며, 내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위로를 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긴 시간 동안 개인적인 슬픔이나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로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사고 후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강원래는 "'너 여기까지 오느라 참 힘들었지'라고 물으면 자꾸 힘들었던 기억만 떠올라 삶이 불행하게 느껴진다"며 "'여기까지 오느라 참 재밌었지'라고 질문을 바꾸니 하루하루가 기대되고 즐거워졌다"고 전했다.

가수 강원래와 게스트 [사진=KBS 제공]

■ '쿵따리 샤바라' 팬에서 물리치료사가 된 청취자… 양산까지 찾아가

20년간 부스를 지키며 만난 수많은 사연 중에서도 그의 마음속에 가장 깊이 남은 순간은 한 청취자와의 특별한 인연이다.

강원래는 "과거 '쿵따리 샤바라'를 좋아했던 한 팬이 제 사고 소식을 듣고 꿈을 물리치료사로 바꿨다는 사연을 보내왔다"며 "내 주변 누군가가 다쳤을 때 직접 치료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공부해 물리치료사가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상남도 양산까지 직접 찾아가 만났던 기억이 아직도 가슴 뿌듯하게 남아있다"고 회상했다.

■ “가수는 노래 가사 따라가죠… 함께 ‘쿵따리 샤바라’ 외치며 힘내요”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20년 동안 매일 낮 시간을 함께해 준 '노래선물' 청취자들에게 깊은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제가 언덕을 힘들게 올라갈 때 뒤에서 밀어주고, 눈물을 흘릴 때 닦아주던 청취자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가수는 자기 노래 가사를 따라간다는 말이 있듯, 저는 밝은 '쿵따리 샤바라'를 불렀기에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마음이 답답할 때 짜증 내지 마시고 '쿵따리 샤바라'를 외치며 힘내시길 바랍니다."

/인천=김도은 기자(dovely919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