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장과 공소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에 연일 강경 대응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헌법과 정부조직법에 근거한 정당한 권한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배석 불가론'을 '위헌', '궤변'으로 직격한 데 이어 '탄핵 사유'와 '직무유기 범죄'까지 거론하며 반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수사 중립성과 독립성 훼손 우려에도 이 대통령이 직접 논란의 전면에 나선 배경에는 수사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명분으로 국정 주도권을 확고히 하려는 일종의 '무력 시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소청이든 기상청이든 소방청이든 모든 부처청은 대통령과 총리의 지휘감독을 받는다는 것이 헌법과 정부조직법에 명시돼 있다"며 "국정에 관한 대통령의 지휘감독은 권한인 동시에 책임"이라며 "중수청에 대한 지휘·감독을 포기하는 것은 헌법과 정부조직법 위반으로 탄핵사유다. 직무유기로 형사처벌받을 범죄"라고 강조했다.
또 "공개 회의 참석에서 '열외'시키는 것이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는 방안이라는 것은 무논리"라며 "공개된 국무회의에 중수청은 참석시키지 마라는 것은 헌법과 법률 그리고 상식에 위배되는 억지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인 21일에도 이 대통령은 "제미나이(구글AI)에 물어봤다"며 "정부조직법 제11조를 부정하는 중수청장과 공소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을 '위헌적 억지'"라고 규정하고 "이를 막겠다는 것은 법률이 보장한 대통령의 행정감독권을 무력화하고, 수사·기소 기구를 민주적 통제 밖의 '밀실 속 치외법권 성역'으로 두겠다는 위험한 발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野 "본인 재판 영향" 반발…與 일부 '신중론'
야당은 중수청장과 공소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수사 독립성과 중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국감대책회의에서 "중수청장 강제 배석은 국무회의를 통해 대놓고 상시적으로 국가기관을 압박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런 행태야말로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법한 지휘·감독 수단이 있음에도 국무회의에 중수청장과 공소청장을 강제로 배석시키려는 목적은 따로 있다. 바로 본인 재판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려는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현재 이 대통령의 재판이 중단되고, 관련 사건 수사가 아직도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해 충돌'의 여지는 차고도 넘친다"며 "온 나라를 뒤흔들며 중수청장과 공소청장을 국무회의에 앉히려는 의도가 무엇인가. 중수청과 공소청의 개문발차와 동시에 개문장악하고 싶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상시 배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남 민주당 정책위 상임부의장은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임명된 김지용 중수청장은 인사차 한두 번 참석하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면서도 "모양새 때문이라도 매번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건 조금 피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YTN라디오에 "정당한 조사를 할 때도 오해를 받는다"며 "필요할 때는 배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시 참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권 '무극파'에 메시지…기존 관행 해체 연장선
이처럼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훼손 우려에도 이 대통령이 법적 근거를 앞세워 배석 논란에 강경 대응하는 배경에는 향후 개혁 추진 과정에서 여당 내 무극파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국정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국세청장 출신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하고 중수청장까지 이제 국무회의에 참여 시키겠다는 건 일종의 '무력 시위'라고 본다"며 "야당을 향한 메시지이자 범여권 내에 강경파 인사들을 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기존 권력구조와 관행을 해체하는 개혁 작업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대통령이 수사 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도 기존에 굳어진 권력 시스템을 다 해체하고 깨는 개혁 작업의 연속으로 보는 것"이라며 "기존의 국무회의 방식이나 기자회견 방식도 깨고, 검찰청까지 해체하는 것도 기득권적 시스템을 뒤흔들어 사회 전체의 큰 흐름을 바꾸려는 시도"라고 했다.
이어 "수사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것을 대통령이 모를 리가 없다"며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기존 시스템을 흔들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