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에서 신발장 떨어져 미화원 숨지자…증거인멸교사한 전 공무원 집유

계단에서 신발장 떨어져 미화원 숨지자…증거인멸교사한 전 공무원 집유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환경미화원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신발장에 부딪혀 숨지자, 증거를 없애기 위해 다른 환경미화원들에게 신발장을 폐기하라고 한 전직 공무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재판, 판결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6단독 장재용 판사는 증거 인멸 교사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공무원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증거 인멸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B씨 등 환경미화원 3명에게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9월 18일 오전 10시 12분께 근무하던 수원시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소속 환경미화원 C씨가 계단으로 굴러떨어진 신발장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하자, B씨 등에게 이를 없애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당시 2층에 설치돼있던 높이 2m 15㎝·폭 1m의 신발장이 계단 아래쪽 난간에 기대 쓰러져 있고 C씨가 계단참에 누워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사고가 난 사실을 인지했다.

환경미화원 관리 업무를 맡았던 그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C씨가 이송되자마자 B씨 등에게 이를 폐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B씨 등은 같은 날 오전 해당 행정복지센터 창고 앞에서 신발장을 해체했다.

C씨는 사고를 당한 지 한 달여 만에 숨졌다.

장 판사는 "A씨는 관리 소홀 등으로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이 수원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온 만큼 증거를 훼손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으로 유족이 진상 확인에 어려움을 겪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면서도 "A씨는 사죄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A씨 지시에 따라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