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로봇의 활동 무대가 공장에서 업무·상업·주거 공간으로 넓어지면서 사람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기 위한 '사회적 지능'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어진 작업을 정확하게 수행하는 물리적 능력뿐 아니라 사람의 말과 행동이 나온 맥락을 파악하고 표정과 몸짓, 소리 등으로 적절하게 반응하는 기술이다. 사람과 직접 마주하는 서비스 로봇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사회적 지능을 활용한 일상 속 상용화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려면, 엑스와이지는 최근 열린 '2026 산업AI 엑스포'에서 사회적 지능 에이전트 모델을 적용한 휴머노이드 '듀스'를 선보였다.
듀스는 단순 음성 명령 수행을 넘어 대화 맥락에 맞춰 제스처와 표정, 사운드 피드백을 동시에 구현한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있음을 몸짓으로 나타내거나, 질문에 답하며 자연스러운 손짓을 더하고, 반가운 상황에서는 밝은 표정과 제스처를 함께 사용하는 식이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엑스와이지가 자체 개발한 '제스처 스튜디오'와 로봇 지능 프레임워크 '브레인엑스(BrainX)'의 표현 생성 구조에 있다. 제스처 스튜디오가 손짓, 고개 움직임, 몸의 방향 전환 등 개별 동작을 제작·관리한다면, 브레인엑스는 이를 '표현 문법'으로 활용한다.
사람이 단어와 문법을 조합해 문장을 만들듯, 제스처·표정·사운드를 조합해 대화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반응을 실시간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듀스는 이러한 구조를 통해 3000가지 이상의 비언어적 표현 조합을 구현해 냈다.

듀스가 가장 먼저 투입된 곳은 교육 및 연구 현장이다. 엑스와이지는 최근 엔비디아와 협력해 개강한 '피지컬 AI 로보틱스 교육 과정'에 듀스 10대를 전격 공급했다.
서울 성수동 로봇 친화형 빌딩(성수CF타워) 내 아카데미에서 로봇 기술 실증 및 연구용 플랫폼으로 활용되며, 향후 대학과 전문 교육기관으로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나아가 연내 리테일 매장과 오피스 등 상업 공간에 시범 적용돼 본격적인 현장 실증에 나선다. 기존 엑스와이지가 카페나 빌딩 등에서 바리스타 로봇, 배송 로봇을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장 내 고객 응대, 물품 전달, 안내 등 사람과 직접 대면하는 서비스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현장에서 축적된 상호작용 데이터를 통해 지능을 고도화한 뒤, 향후 일반 가정 등 주거 공간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해당 로봇은 오는 12월 말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 중인 사전 예약가는 듀스 본체 2만9900달러(약 4100만원), 이동형 모바일 베이스가 결합된 모바일 듀스 3만9900달러(약 5500만원)로 책정됐다.

사람의 의중을 읽고 행동으로 표현하는 사회적 지능 개발에는 주요 대기업과 전문 기업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집사 로봇 '볼리'를 통해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음성뿐만 아니라 조명, 화면 투사, 움직임 등으로 교감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볼리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거나 상황에 맞는 시청각 피드백을 제공한다.
LG전자 역시 이동형 AI 홈 허브 'Q9'에 공감지능을 전면 내세웠다. Q9는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쁨, 놀람 등 여러 표정을 짓고, 목소리 톤과 몸짓을 조절해 사용자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일부 사회복지기관에서 돌봄 현장에 투입한 반려용 로봇 '루나K' 또한 내장된 카메라와 센서로 사용자의 감정 및 주변 맥락을 읽고 반응하는 교감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로봇 업계가 이처럼 비언어적 소통 기술에 공을 들이는 배경은 뚜렷하다. 로봇의 활동 무대가 공장에서 인간이 생활하는 일상 공간으로 옮겨오면서, 단순한 물리적 구동 능력만으로는 상용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물리적 협업에만 집중했던 로봇이 사람의 의중을 파악해 비언어적 신호까지 주고받게 되면, 주거 및 업무 공간에서 작업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기계에 대한 인간의 심리적 거부감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업계는 이러한 사회적 지능이 가정과 일상에서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앞당길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는 "지금까지 피지컬 AI가 로봇의 신체를 지능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사람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사회적 지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사람은 말뿐 아니라 몸짓과 표정으로 소통한다. 로봇 역시 이러한 비언어적 표현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