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로 휘둘러 구속된 최충락(59)이 범행 전 흉기를 소지한 채 보호관찰소를 찾았으나, 보호관찰소의 금속탐지기가 당시 꺼져 있어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최충락은 범행 2시간여 전인 지난 13일 오전 11시 20분께 법무부 인천보호관찰소 서부지소에 방문해 보호관찰관과 면담했다.
그는 당시 흉기와 둔기가 담긴 배낭을 멘 채 보호관찰소에 설치된 문(問) 형태의 금속탐지기를 통과했으나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다.
경찰 수사 결과 해당 보호관찰소 직원들은 과도한 소음을 이유로 올해 초부터 금속탐지기를 꺼놓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호관찰관은 경찰 조사에서 "금속탐지기가 워낙 예민하고 소음이 심해서 편의상 꺼놓고 근무했다"며 "적어도 올해는 (탐지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최충락 역시 "탐지기의 존재를 알았으나 흉기를 놔둘 곳도 없어 소지했는데 통과됐고 이후 발각될까 겁이 났다"고 밝혔다.

이병철 남동경찰서 형사과장은 "탐지기가 작동해서 면담 당시 발견됐다면 회수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법무부에 진상조사를 의뢰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만 금속탐지기를 꺼놨던 보호 관찰관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직무유기 범죄의 성립 요건이 까다롭다"며 "살인미수 사건으로 확보한 영상으로 직무유기 여부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 조사에서 최충락은 자기 가방에서 칼날이 삐져나오자 경찰에 붙잡힐 것이라는 망상 속에서 다급하게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그는 사건 당일 보호관찰관 면담 후 다니던 대학에 휴학계를 제출하고 나오는 과정에서 자기 가방에서 범행 도구로 준비한 칼날 5∼6㎝가 삐져나온 것을 본 시점부터 마음이 급해졌다고 진술했다.
그는 망상 속에 경찰이 출동해 자신을 붙잡으러 온다고 생각했고, 세상에 억울함을 알릴 기회가 사라질 것을 우려해 무작정 뛰기 시작한 뒤 대형 상업시설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가 사전에 구체적인 범행 일시와 장소를 계획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지만, 사건 발생 2∼3일 전부터 대형상가 등에서 범행을 실행할 생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앞서 최충락은 지난 13일 오후 1시 48분께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이 입점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 씨앤씨(see&see) 건물에서 양손에 테이프로 고정한 흉기로 이용객 10명을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피해자 중 의식불명 상태인 19세 여성을 포함한 8명이 부상자로 분류됐고, 다른 2명은 다치지 않았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