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직접 안 만든다"…카페 쇼케이스 점령한 '냉동 완제품'

"케이크 직접 안 만든다"…카페 쇼케이스 점령한 '냉동 완제품'

냉동 케이크 주문 급증…식품기업 매출도 성장세
인건비·설비비 절감…소규모 카페 운영 효율화
동일제품 확산에 차별화 한계…재고관리도 과제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카페에서 직접 만든 케이크 대신 공장에서 생산한 냉동 완제품을 활용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인건비와 제조설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할 수 있어서다. 냉동 상태로 공급받아 해동 후 판매하는 방식이 소규모 카페의 새로운 운영전략으로 떠오른 셈이다.

일부 냉동 케이크의 주문량은 두달 새 6배 이상으로 늘었고 식품기업들의 관련제품 매출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같은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늘어날수록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냉동 보관과 납품가격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페에서 공장에서 생산한 냉동 완제품을 활용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로,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챗GPT]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페 식자재 공급업체 푸드레인에서 지난달 '케익드라마'의 냉동 블루베리생크림 케이크 주문량은 두달 전보다 506% 급증했다. 같은기간 냉동 케이크 주문의 69%가 조각케이크에 집중됐다.

대형 식품기업에서도 냉동 완제품의 성장세가 확인된다. 현대그린푸드의 올해 1분기 냉동 베이커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베이커리 브랜드 '베즐리'의 완성된 제품을 급속 냉동해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당근케이크 등 디저트류로 제품군을 넓혔다.

신세계푸드도 냉동 케이크에서 성과를 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한 '베키아에누보' 냉동 케이크·디저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가정에서 보관하다 원하는 때에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소비자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카페&베이커리 페어'에서 참관객들이 베이커리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냉동 완제품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제조비용 절감이다. 카페에서 케이크를 직접 만들려면 전문 제과인력은 물론 오븐과 반죽기, 별도의 작업공간이 필요하다. 반면 냉동 완제품은 제조공정을 외부에 맡기고 매장에서는 해동과 진열에 집중할 수 있다. 인건비와 임차료 부담이 큰 소규모 카페일수록 유리한 구조다.

직접 제조에 따른 재료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생크림과 과일 등 여러 식재료를 별도로 확보할 필요 없이 필요한 완제품만 주문하면 된다. 다만 납품단가와 보관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실제 비용 절감 효과는 매장별 판매량에 따라 달라진다.

소용량 소비 확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홀케이크 한 판보다 커피와 함께 조각케이크 한두개를 즐기는 소비자에게 개별 제품은 적합한 선택지다. 카페 입장에서도 판매량에 맞춰 재고를 확보할 수 있어 대량 제조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메뉴를 빠르게 교체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배경이다. 직접 만든 케이크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조리법을 개발하고 재료를 준비해야 한다. 반면 냉동 완제품은 납품업체에서 원하는 제품을 선택해 메뉴 구성을 바꿀 수 있다. 유행에 민감한 디저트 시장에서 소비자 반응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셈이다.

딸기 케이크. [사진=픽사베이]

특히 짧아지는 디저트 유행주기와 맞물려 이러한 방식의 효용이 커지고 있다. 특정 제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면 소량 발주로 시장반응을 살핀 뒤 판매량에 따라 물량을 조절할 수 있어서다. 별도의 제조설비 투자 없이 다양한 메뉴를 시험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을 낮춘다.

그러나 완제품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매장 간 차별화가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다. 여러 카페가 같은 제조업체의 제품을 공급받으면 맛과 외관이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자체 디저트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문 베이커리와 달리 가격과 매장 분위기 외에는 차별화 요소가 줄어들 수 있다.

실제 푸드레인이 집계한 지난달 냉동 케이크 주문에서 상위 10개 제품이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조각케이크로 범위를 좁히면 상위 10개 제품 비중은 40%까지 높아진다. 일부 인기제품에 주문이 집중되면서 동일한 케이크를 여러 매장에서 취급할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다.

냉동 보관과 해동 과정에서의 품질관리도 과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기준에 따르면 냉동제품은 원칙적으로 영하 18도 이하에서 보존·유통해야 한다. 특히 생크림과 과일 등 온도 변화에 민감한 재료를 사용하는 케이크는 해동과 진열 과정에서 제조업체가 정한 관리기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베이커리페어에서 참관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재고와 납품가격도 수익성을 좌우하는 변수다. 냉동 완제품은 상대적으로 장기간 보관할 수 있지만 판매가 부진하면 냉동고 공간을 차지하는 재고가 쌓인다. 납품가격이 오르거나 배송·보관비용이 증가하면 직접 제조에 필요한 인건비를 줄이더라도 기대했던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카페업계 관계자는 "개인카페는 케이크를 직접 만들려면 별도 인력과 설비가 필요한 데다 판매량이 일정하지 않아 재료 폐기 부담도 크다"며 "냉동 완제품은 필요한 만큼 주문하고 해동해 판매할 수 있어 매장 운영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같은 납품업체를 이용하는 카페가 많아지면서 어디를 가도 비슷한 케이크가 보이는 문제가 있다"며 "납품단가도 직접 제조보다 무조건 저렴한 것은 아니어서 판매량이 적은 매장은 재고관리와 가격 책정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