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 위에서 웨딩촬영을?…"구청 연락하니 화들짝"

고분 위에서 웨딩촬영을?…"구청 연락하니 화들짝"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전주의 마전 고분군의 한 고분 위에서 웨딩 촬영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커플이 등장해 논란이다.

전주의 마전 고분군의 한 고분 위에서 웨딩 촬영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커플 [사진=인스타그램]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글쓴이 A씨는 사진을 올리며 "강아지들이 멋모르고 (고분에) 올라가는 건 봤어도 다 큰 성인들이 한참 저러고 있었다"고 글을 적었다.

A씨가 올린 사진에 따르면 전주 마전 고분군의 1호분 석관묘 위에 하얀 롱 원피스를 입은 여성과 정장을 입은 남성, 그리고 사진기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올라간 장면이 잡혔다.

해당 고분의 주위에는 출입을 막는 울타리가 쳐져 있으나, 이들은 고분 위에 올라가 포즈를 잡으며 촬영을 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완산구청에 연락하니 화들짝 놀라서 유산청 관계자들이 '진짜 웨딩 촬영을 하러 릉 위로 올라갔냐'며 확인 전화롤 했다"며 "당연히 절대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고분에 올라가는 행위는 문화재보호법 101조에 의거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벌 받을 수 있다.

사진을 본 한 누리꾼은 "전에 견주가 저기 올라가서 강아지랑 노는 것을 보고 황당해서 완산구청에 신고하고 현수막 달았었는데 이제 웨딩촬영을 하다니"라고 당황해했다.

"남에 무덤 봉분 위에 올라가 촬영을 한다니" "울타리 있는 건 '들어가지 마시오' 라는 소리인데" "반대쪽으로 진입해서 봉분인 줄 몰랐던 거 아닐까. 그게 아니고서야 저럴 수 없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신라 고분에 올라가 있는 아이(빨간원)와 밑에서 촬영하고 있는 보호자 [사진=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고분에 올라가는 행위로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4월에는 경주의 한 고분에 5살쯤으로 보이는 남자 어린아이가 능선을 미끄럼틀처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전해져 논란이 됐다.

신고를 접수한 관리팀은 잔디 등 훼손 상태를 확인하고 아이 부모에게 아이가 다칠 위험성 등을 안내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아이와 부모는 이미 현장을 떠난 상태였다.

지난해에는 경주의 신라 고분 위에 아이가 올라가 있고 보호자로 보이는 남성이 이를 촬영하는 장면이 공개돼 비판을 받았다.

경주 쪽샘지구 고분 위에 주차된 SUV 차량 [사진=보배드림]

2020년에는 경주 쪽샘유적 고분에 SUV 차량이 올라가 주차된 채 발견돼 문화재 훼손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운전자는 "언덕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한편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대 궁궐에서는 별도 허가 없이 소규모로 웨딩 촬영을 할 수 있다. 2022년 문화재청은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고, 카메라 2대, 촬영 인원은 1명인 소규모의 경우에만 촬영 허가를 받지 않아도 촬영을 할 수 있게 했다.

물론 문화재를 훼손해서는 안 되며, 관람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아야 한다.

전주 마전 고분군은 2006년 효자동 서부신시가지 조성 사업을 진행 중 문화재 발굴을 담당하던 호남문화재연구원에 의해 발견된 삼국시대 고분군이다. 이후 2008년 이를 이전 복원해 문학대공원이 조성됐다.

마전유적은 백제 지배 세력이 전북의 마한 세력을 편입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는 4~5세기 중반에 조성된 것으로, 당시 역사 과정을 아는데 중요한 자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