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정부 지원 아이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돌봄사 10명 중 8명 이상이 연말 서비스 이용 감소에 따른 소득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근속자가 절반을 넘지만 상당수는 근속수당조차 받지 못해 돌봄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당 손솔 국회의원과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아이돌봄사 1,6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12일까지 진행됐으며 근속기간과 근속수당 지급 여부, 월평균 노동시간, 서비스 이용 감소에 따른 소득 변화, 처우 개선 요구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1.2%(677명)는 매년 10월 이후 이용 가정의 서비스 이용시간이 줄면서 소득 감소를 경험한다고 답했다. 가끔 소득이 줄어든다는 응답도 41.7%(685명)로 나타나 전체의 82.9%가 연말 소득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 이용시간에 따라 소득이 결정되는 구조가 아이돌봄사의 생계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득 감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57.8%(950명)는 소득이 줄어 생활비를 절약했다고 답했으며, 36.9%(607명)는 다른 일자리를 알아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생활비 부족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응답도 6.8%(112명)에 달했다.
아이돌봄사의 월평균 노동시간은 101.5시간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월 60시간 미만 근무한 기간은 평균 1.43개월이었다.
이용 가정의 서비스 신청과 이용시간에 따라 근로시간이 달라지는 구조에서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기근속에 따른 보상체계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7년 이상 근무한 아이돌봄사는 43.5%(715명)로 가장 많았으며, 5년 이상 7년 미만 근속자도 15.8%(260명)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59.3%가 5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자인 셈이다.
그러나 근속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은 79.3%(1,303명)에 달했다. 근속수당을 지급받는다는 응답은 6.9%(113명)에 그쳤다.
장기간 돌봄 현장에서 근무하며 축적한 경력과 숙련도가 임금체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처우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제도로는 근속수당 지급이 69.7%(1,146명)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어 주 15시간 이상 근무제 도입 10.5%(173명), 전국 단위 통일된 교통비 지급 8.0%(132명), 유급병가 도입 7.2%(119명) 순으로 나타났다.
아이돌봄사업의 정부 재정지원 축소에 따른 우려도 제기됐다.
손 의원과 공공연대노조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는 2027년 아이돌봄 지원사업의 국비 매칭비율을 기존 70%에서 50%로 낮췄다.
공공연대노조는 이에 따라 내년도 아이돌봄 국비예산이 전년보다 약 960억 원 감소하고 지방정부의 재정부담은 약 1,6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비 지원 비율이 축소되면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에 따라 아이돌봄서비스 운영과 지원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공연대노조는 아이돌봄 국비예산 확대와 매칭비율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한편 근속수당 지급, 교통비 현실화 등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했다.
손솔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아이돌봄사들의 '연말 생계절벽'은 이용 가정의 돌봄 공백과 맞닿아 있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돌봄시간이 부족해 이용 가정은 비용 부담으로 서비스를 줄이거나 포기하고, 아이돌봄사는 일감이 줄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돌봄이 필요한 가정은 돌봄을 포기하고, 돌봄을 책임지는 노동자는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은 제도를 설계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정부의 책임"이라며 "아이돌봄은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정부는 아이돌봄 예산을 대폭 확대해 이용 가정의 지원시간을 늘리고, 아이돌봄사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아이돌봄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이용 가정에 대한 지원 확대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소득 안정과 근로조건 개선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과제를 보여준다.
/수원=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