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최고경영층 리더의 인공지능(AI) 역량과 이해가 있어야만 합니다. 최고경영층이 AI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면 우리는 산으로 가게 될 게 분명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21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열린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에서 그룹 AI 전환(AX) 전략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경영진의 AI 이해도를 AX의 핵심 요건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고경영진을 대상으로 AI 실습과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진 사장은 경영진의 인식이 기업 AI의 성패를 가른다고 봤다. 데이터 표준화나 시스템 정비처럼 눈에 띄지 않는 기반 작업의 가치를 경영진이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반 기술에 대해 인정해 줄 수 있는 톱 레벨 경영진이 있느냐가 그 회사 AI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경영진이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만 요구하면 AI 전환이 일회성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진 사장은 "경영진들께서 샤이니한(반짝이는) 것을 바라고 '남들은 저렇게 AI를 쓰는데 당신은 왜 못해'라고만 얘기한다면 모든 임원이 보이는 성과를 쫓아가다가 밑바닥은 등한시하고 결국 일시적으로 반짝이는 걸 만드는 데서 끝나버리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에 그룹은 최고경영진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세미나와 바이브코딩 실습을 진행했다. 바이브코딩은 AI에 자연어로 지시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개발 방식이다. 진 사장은 "경영진들이 AI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사장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그룹사 대표 전원이 AI로 글로벌 정세 리포트를 만드는 실습에 참여했다. 실습의 초점은 AI가 매번 같은 답을 내놓지 않는다는 점을 경영진이 직접 체감하는 데 맞춰졌다.
실습에서 경영진은 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해도 사람마다 결과물이 다르게 나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진 사장은 "똑같은 프롬프트를 카피해서 넣는데 '왜 모든 사람의 그림이 다르지' 등을 경험하셨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경영진은 AI가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진 사장은 "AI가 내는 답이 룰 베이스처럼 매번 똑같은 답을 내는 게 아니구나, 그래서 AI를 쓰는 것에 대해 굉장히 조심해야 되는구나를 이해하셨다"며 "AI를 과도하게 신뢰하지 않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경영진들이 AI에 대해 이해하게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장 부회장과 전체 본부장 등 주요 임원을 대상으로 'AI 스페셜 세션'도 운영하고 있다. 1회차에서는 AI 기술과 함께 항공사·제약사 등에서 발생한 AI 사고 사례 등을 다뤘다. 2회차에서는 AI 활용 성공 사례와 도입 방법론을, 3회차에서는 그룹 혁신을 위한 구체적 과제를 다뤘다.
오는 11월 열리는 4회차는 AI 시대를 대비해 전사 차원에서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를 놓고 부회장을 포함한 전체 임원이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