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다단계판매업체 유니시티코리아의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했다. 2012년 방문판매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뒤 절차가 개시된 첫 사례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후원수당 우회지급 혐의는 앞서 민사법원과 검찰이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공정위가 법 위반 판단 대신 동의의결로 사건을 매듭짓는 길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21일 유니시티코리아의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동의의결 신청에 대해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업자가 스스로 시정방안을 내고, 공정위가 이를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위법 여부 판단 없이 사건을 끝내는 제도다.

공정위가 조사한 혐의는 이렇다. 유니시티코리아는 최상위 판매원들을 미국 본사인 유니시티 인터내셔널 소속으로 옮겼다. 이후 미국 본사가 이들에게 수당을 지급했다. 공정위는 이 구조가 법정 후원수당 지급한도를 피하려는 우회 수단인지 들여다봤다.
방문판매법은 다단계판매업자가 판매원에게 지급하는 후원수당 총액을 판매원에게 공급한 재화 매출액의 35%로 제한한다. 미국 본사가 지급한 수당을 유니시티코리아의 후원수당으로 합산하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한도를 넘는다. 공정위는 초과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공정위 논리는 이미 법원과 검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같은 사실관계를 다룬 민사소송 2심 법원은 미국 본사가 지급한 수당을 유니시티코리아가 규제를 피하려고 우회지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도 우회지급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공정위가 심의를 거쳐 제재해도 법원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적지 않았던 셈이다. 동의의결은 위법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끝낸다. 방문판매법은 동의의결이 법 위반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공정위로서는 패소 위험을 피하고, 회사로서는 법 위반 낙인을 피할 수 있다. 양측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위도 "유니시티코리아는 법적 판단을 다투기보다는 후원수당 지급비율 준수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상생협력을 도모하고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유니시티코리아가 낸 시정방안은 8가지다. 거래질서 개선 방안으로 △미국 본사 소속 판매원의 유니시티코리아 소속 등록 △주요 판매 제품의 PV(Point Value)와 제품가격 조정으로 후원수당 지급비율 상한 준수 △후원수당 모니터링 협의체 구성을 제시했다.
상생 방안으로는 △소비자 반품 허용기간 확대(20일→3개월) △판매원·지역 고객지원센터 대상 준법 교육 △판매원 상담센터 강화 △매월 3일간 홈페이지에 불법 다단계 피해 안내 △판매원 편의를 위한 전산시스템 개선을 내놨다.
피해 구제를 위한 금전 보상이나 상생기금은 시정방안에 없다. 대부분이 법정 한도를 지키겠다는 약속과 교육·안내 수준이다.
PV와 제품가격 조정도 따져볼 대목이다. PV는 다단계업체가 제품마다 매기는 수당 산정 점수다. 수당 비율을 35% 안으로 맞추려면 PV를 낮추거나 매출 기준이 되는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판매원 수당이 줄거나 소비자가 부담하는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공정위는 조정 방향과 폭을 밝히지 않았다.
공정위는 유니시티코리아와 시정방안을 구체화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30일 이상 이해관계자 의견을 듣고 관계기관과 협의한 뒤 최종안을 전원회의 또는 소회의에 올린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