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이상완 기자] 경기 안양시가 추진하는 박달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의 국유재산 평가기준을 놓고 제도 개선 요구가 제기됐다.
군부대 대체시설은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평가하지만, 사업시행자가 넘겨받는 국유지는 개발 후 가치가 반영된 가격을 적용해 사업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곽동윤 안양시의회 도시교통위원장은 지난 19일 열린 2025회계연도 결산 예비심사에서 박달스마트시티 조성사업에 적용되는 '국유재산 기부 대 양여 사업관리 지침'의 평가방식을 문제 삼고 재정경제부에 관련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박달스마트시티는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50탄약대대 일원 약 328만㎡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다. 기존 군 탄약시설을 이전·지하화해 현대화한 대체시설을 국방부에 기부하고, 기존 군부대 부지를 양여받아 개발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을 적용한다.
핵심 쟁점은 국가에 기부하는 시설과 국가에서 양여받는 토지의 평가방식 차이다.
2017년 제정된 국유재산 기부 대 양여 사업관리 지침은 기부재산과 양여재산의 평가방법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올해 1월 2일부터 시행된 재정경제부훈령 제51호에서도 관련 평가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행 국유재산법 제55조 제1항 제3호는 대체시설을 제공한 사업시행자에게 실제 부담한 비용의 범위에서 용도폐지된 국유재산을 양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구체적인 재산가액 산정에서는 차이가 발생한다. 사업시행자가 국가에 기부하는 대체시설은 토지 취득원가와 시설 조성원가를 고려해 평가하지만, 국가에서 넘겨받는 국유재산은 도시·군관리계획 변경에 따른 가치 변동을 반영해 시가로 평가한다.
군부대 부지의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 양여재산의 평가액도 상승할 수 있다. 반면 대체시설은 실제 투입한 조성비용이 평가의 주요 기준이어서 사업시행자 입장에서 두 재산의 가치 차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곽 위원장은 "시가 지어 주는 시설은 원가로 계산하고, 넘겨받는 땅은 개발 후 가격으로 계산하는 구조"라며 "개발로 생기는 가치가 고스란히 사업비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재산가액 차이는 사업비와도 직접 관련된다.
현행 지침은 대체시설 완공 후 최종 합의각서를 체결할 때 양여재산 가액이 기부재산 가액을 초과하면 사업시행자가 차액을 국가에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양여재산의 평가액이 높아질수록 추가 재원 확보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안양시도 사업비 증가 가능성을 인정했다. 곽 위원장의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에서 현행 평가기준이 사업비 부담을 늘리고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사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유지와 사유지에 서로 다른 평가기준이 적용되는 점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박달스마트시티 사업구역 내 사유지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 시행에 따른 개발이익을 제외한 종전가액을 기준으로 보상한다. 반면 기부 대 양여 대상 국유지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에 따른 가치 상승분을 반영해 평가한다.
곽 위원장은 토지의 소유 주체에 따라 평가기준이 달라지는 구조를 지적했다.
곽 위원장은 "누구 소유냐에 따라 평가 잣대가 달라진다"며 "법률보다 아래에 있는 지침이 사실상 기준이 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안양시는 법률이 행정지침보다 우선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국유재산 평가 과정에서는 관련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답했다.
사유지 보상과 국유재산 양여는 적용 법령과 재산 이전 목적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평가기준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곽 위원장은 현행 제도가 사업시행자의 비용 부담과 지역 개발이익의 활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평가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유재산 기부 대 양여 제도의 개선 필요성은 국책연구기관에서도 제기됐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5월 발표한 '국유재산 기부 대 양여 사업관리 합리화 방안'에서 양여재산의 감정평가 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기존 국유지를 양여받은 뒤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토지조성비가 재산평가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시행자가 넘겨받는 토지가 개발을 마친 상태가 아니라는 특성을 감정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개발이익 반영 범위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개발계획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양여재산 감정평가 때 반영하는 개발이익을 도시·군관리계획상 용도지역 변경 범위에 한정하고, 평가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국유재산 관리제도 전반에 관한 정책연구로, 박달스마트시티에 대한 별도의 평가자료는 아니다. 연구진이 제시한 개선안도 정부의 지침 개정으로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박달스마트시티는 사업시행대행 협약 체결을 계기로 후속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안양시는 지난 20일 안양도시공사와 민간사업자가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서안양친환경융합스마트밸리피에프브이(PFV)'와 사업시행대행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사업시행자인 안양시와 사업시행대행자인 특수목적법인 사이의 역할과 책임, 사업 수행 절차를 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는 앞으로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도시관리계획 변경, 대체시설 사업계획 승인 등 후속 행정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 일정은 2028년 대체시설 착공, 2030년 대체시설 준공 및 부대 이전, 2033년 전체 사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착공과 준공 시점은 관련 인허가와 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곽 위원장은 사업시행대행 협약이 체결된 만큼 국유재산 평가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치 상승분이 국가에 귀속되는 데 그치지 않고 도로와 교통시설 등 지역 기반시설 확충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곽 위원장은 "협약으로 대체시설 조성이 본궤도에 오른 지금이 제도를 바로잡을 때"라며 "개발로 생긴 가치가 지역 기반시설로 돌아올 수 있도록 재정경제부가 지침 개정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박달스마트시티는 군사시설 이전과 기존 부지 개발이 연계된 장기 사업이다. 향후 양여재산의 감정평가액과 대체시설 조성비용, 추가 재원 부담 규모에 따라 사업의 재정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 정부의 평가기준 개정 여부와 안양시의 사업비 관리 방안이 후속 추진 과정의 주요 검토 사항으로 남았다.
/안양=이상완 기자(fin00k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