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도 기업 양극화⋯이자 못 번 기업 비중 역대 최고

반도체 호황에도 기업 양극화⋯이자 못 번 기업 비중 역대 최고

대기업 영업이익률 오르고 중소기업 하락
영업이익률 5년來 최고⋯매출 증가세 둔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 42.9%

[그림=한국은행]

[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이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기업 간 온도차가 커졌다. 반도체 호황에 전체 영업이익률은 높아졌지만 중소기업은 뒷걸음질쳤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수익성 회복의 온기가 고르게 퍼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5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산업 98만2767개(제조업 18만7804개·비제조업 79만4963개)의 연간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 늘었다. 전년(3.7%) 대비 하락했다.

제조업(4.6% → 2.4%)과 비제조업(2.9% → 2.3%) 모두 매출 증가율이 하락했다. 제조업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제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코크스·석유 정제품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비제조업은 해상운임 하락에 따른 운송 수입 증가세 둔화와 건설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떨어졌다.

수익성 지표는 제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2%로 전년(4.6%)보다 0.6%포인트(p) 올라 2021년(5.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전순이익률(5.2%)도 전년(4.3%) 대비 0.9%p 높아졌다.

제조업(5.1% → 6.3%)은 고부가가치 반도체 제품 판매 확대와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비제조업(4.1% → 4.3%)은 연료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등 전기가스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올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6.7%)은 전년(5.6%)보다 올랐지만 중소기업(2.8%)은 전년(3.0%) 대비 하락했다. 중견기업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 팀장은 "2025년 수익성 개선의 증가 요인이 주요 대기업의 수익성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익성에 유가증권 평가 이익이나 배당 증가도 포함되는데 이 역시 대기업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무 안정성은 부채비율(116.2%)과 차입금의존도(30.4%)가 각각 전년 대비 하락하면서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2019년(115.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부채 비율은 1.9%p 감소했지만 중견기업 부채 비율은 3.5%p 올랐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중견기업은 업종 비중이 대기업과 상이해 업황 개선의 효과가 덜 나타나거나 업황이 부진한 업종이 중견기업에 쏠려 있는 영향일 수 있다"며 "수익성 지표 개선이 대기업에 집중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자보상비율(292.7%)은 매출액영업이익률 상승에 전년(244.1%) 대비 올랐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하지만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수 비중은 42.8%에서 42.9%로 늘었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기록이다.

[표=한국은행]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돈다는 것은 연간 이익이 이자 등 금융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팀장은 "이자 비용이 있는 기업만 보면 상승했지만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을 전체로 놓고 보면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며 "올해 1~2분기 중소기업의 경영 분석 결과를 보면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 증가 추세는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지희 기자(hjhkk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