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폐기물 처리비 1420억원 보고했는데⋯환경부 "관련 자료 없어"

영풍 석포제련소 폐기물 처리비 1420억원 보고했는데⋯환경부 "관련 자료 없어"

제련잔재물 처리 실태·토양정화 감독·제련소 이전 용역 변경 경위 감사 요구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처리에 1420억원이 필요하다고 국회에 보고한 정부가 정작 관련 자료는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해 관리·감독 부실 의혹이 제기됐다. 주민단체는 환경당국의 폐기물 처리 실태 점검과 경상북도의 제련소 이전 검토 과정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석포제련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21일 영풍제련소 주변환경오염·주민피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 따르면 공대위는 이번 주 중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경상북도의 석포제련소 관리·감독 실태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2022년 석포제련소에 통합환경허가를 내주면서 제련 과정에서 발생한 제련잔재물을 지난해 말까지 전량 외부로 반출해 처리하도록 했다. 이후 2024년 국회에 제련잔재물 처리비용으로 1420억원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제련잔재물의 성분분석서와 처리방식, 적치량 등의 공개를 요구하자 해당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대위는 폐기물 처리 의무를 부과한 환경부가 관련 자료 없이 처리 실태를 어떻게 관리·감독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해 말 처리기한이 지난 만큼 실제 처리 여부를 어떤 자료와 절차로 확인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포제련소는 과거 카드뮴 오염 지하수의 외부 불법 배출 의혹으로 2021년 환경부로부터 28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환경오염 문제로 제재를 받아왔다.

공대위는 영풍이 환경오염 정화비용 등을 부채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회계처리 위반과 관련해 20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도 거론했다. 약 8500억원 규모의 회계처리 위반이 문제 된 만큼 환경부의 정화명령 이행 감독이 적절했는지도 감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토양오염 정밀조사와 관련한 후속 조치도 감사 요구 대상에 포함됐다. 공대위는 지난해 7월 국민권익위원회가 환경부에 전문기관을 통한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하도록 의견을 표명했지만 15개월이 지나도록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상북도의 석포제련소 이전 관련 연구용역 변경 경위도 문제 삼았다. 공대위에 따르면 경상북도는 지난해 7월 '석포제련소 이전 타당성 조사·종합대책 수립 용역'을 계약했지만 5개월 뒤 용역명을 '석포제련소 지속가능한 상생전략 및 대응방안 타당성 검토 용역'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계약금액은 8993만6000원에서 1억원으로 늘었고 용역 기간도 12개월에서 14개월로 연장됐다.

공대위는 용역명 변경이 제련소 이전 검토에서 존치를 전제로 한 검토로 방향을 바꾼 것이라고 비판하며 변경 근거와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13일 환경부에 석포제련소 오염토양 정화이행계획서와 지하수 오염자료를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제련잔재물 관련 정보공개 청구는 자료 부존재를 이유로 각하했다.

공대위는 환경부와 경상북도에 석포제련소의 오염 정화 실태와 관리·감독 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