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에 종전 합의 압박⋯"거부 땐 심각한 상황"

트럼프, 젤렌스키에 종전 합의 압박⋯"거부 땐 심각한 상황"

러시아 영토 확대·병력 우위 강조⋯美 지원 부담도 거론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종전 합의를 압박했다.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UPI/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제 합의할 때"라며 "젤렌스키가 전쟁을 끝내려 하지 않는다면 매우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3500억달러(약 500조원)를 지원했다고 주장하며 "우리가 얻은 것은 높은 경유 가격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납세자들도 이제 지쳐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는 매주 조금씩 영토를 넓히고 있다"며 "러시아는 거대한 나라이지만 우크라이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모두 막대한 인명 피해를 봤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보다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이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장기전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러시아와 종전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산 경유 거래를 허용하고 대러시아 제재를 일부 완화하면서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빚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줄이면서 우크라이나에 종전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는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에 준하는 안보 보장을 요구했다.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군사 지원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중단됐던 러시아 미사일 공격 관련 조기경보 정보가 미국 측과 협의한 뒤 다시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공급 지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윗코프 특사는 오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러시아 지도부와 종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슬로에서 논의한 미국과 유럽 측 제안을 전달하고 정상급 회담 성사 여부도 타진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인 스티븐 허버드(74)의 석방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허버드는 용병 활동 혐의로 약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