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에 쉴 벤치 여전히 부족"…생활권 휴식공간 확충 주문

오세훈 "서울에 쉴 벤치 여전히 부족"…생활권 휴식공간 확충 주문

20일 간부회의서 고령사회 대비 벤치 확대 필요성 강조
"공간별 특성·이용자 수요에 맞는 다양한 벤치 설치해야"
내년 6월까지 10개 이상 노선에 '5분 보행쉼터망' 조성

오세훈 서울시장이 8월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 기자설명회'에서 발언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령사회에 대비해 서울 전역에 벤치와 쉼터를 확충할 것을 주문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걷다가 언제든 쉬어갈 수 있도록 휴식공간을 늘리는 동시에 지역별 특성과 이용자 수요를 반영한 디자인을 적용하라는 취지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서울의 벤치와 그늘막 등 휴식시설이 해외에서 호평받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시민들이 걷다가 편히 쉴 수 있는 벤치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령사회에 대비해 서울 곳곳에 벤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공간별 특성과 이용자 수요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벤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특히 펀(FUN)디자인과 '외로움 없는 서울'의 철학을 접목해, 시민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자연스럽게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자치구의 적극적인 협조를 끌어내 벤치 보급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것을 당부했다.

시에 따르면 펀 디자인 사업은 시민이 가까운 공원과 광장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디자인을 즐기고,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기존에 추진해온 펀 디자인 사업과 생활권 보행쉼터 조성을 연계해 휴식공간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고령자 등 보행약자가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시장, 병원, 복지시설 주변을 중심으로 벤치와 그늘쉼터를 확충한다.

이를 위해 2027년 6월까지 10개 이상 노선에 '5분 보행쉼터망'을 시범 조성할 계획이다. 보행약자의 이동이 잦은 구간을 우선 검토하고, 도로 폭과 차량 통행 등 현장 여건에 맞춰 시설을 설치한다.

공간이 협소한 보도에는 접이식 벤치나 건물·옹벽에 부착하는 벽면형 벤치, 서서 잠시 기댈 수 있는 형태의 시설 등을 도입한다. 도로 모서리와 노상주차장 주변 자투리 공간도 쉼터 후보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일부 구간에는 휴식뿐 아니라 운동과 주민 교류 기능을 결합한 '보행쉼마당'도 조성한다. 산책로와 러닝 코스에는 스트레칭 시설을 설치하고, 수변 공간에는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앞서 시는 지난 8월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에 이어 9월 '생활가로 내 그늘·쉼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을 발표했다. 집에서 주요 생활시설까지 이동하는 동안 걸어서 5분 이내마다 잠시 앉거나 몸을 기댈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는 기존 휴식공간의 디자인도 개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2~2023년 개발한 '소울 드롭스(Soul Drops)' 벤치는 열린송현녹지광장과 여의도한강공원에 총 107개가 설치됐다. 이 시설은 2023년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제품디자인 부문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각각 본상을 받았다.

2024년에는 설치 장소에 따라 색상과 크기를 조정할 수 있는 벤치 8종, 27개 유형을 공개하며 디자인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아울러 민간 주거공간으로의 확대도 추진 중이다. 시는 2024년 10월 현대건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서울 시내 13개 주택건설 사업지에 펀디자인 시설물을 도입하기로 했다.

벤치 외에도 시민들이 휴식과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서울광장 등에 선보인 휴게시설 '한들한들'은 누워 쉬거나 회전하는 시설을 통해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올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시설을 지역별 여건에 맞춰 확대하고, 휴식공간이 주민 간 자연스러운 만남과 교류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시가 추진 중인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과도 연계해 벤치와 쉼터를 일상 속 소통공간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도시의 품격은 거창한 건축물뿐 아니라 시민들이 매일 마주하는 벤치 하나, 쉼터 하나의 디자인에서도 달라진다"며 "단순히 앉는 시설을 넘어 시민들이 편안하게 쉬고, 서로 소통하며,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