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정부가 외국인환자의 국내 진료와 귀국 후 사후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최근 4년간 총 14억8000만원의 국비를 투입했지만 사후관리가 중단된 환자의 규모와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진흥원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ICT 기반 외국인환자 사전상담·사후관리 지원사업'에 국비 11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도 3억8000만원을 편성해 5개 수행기관 컨소시엄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의료해외진출법'에 근거해 외국인환자의 국내 진료 전 상담부터 치료 후 귀국한 환자에 대한 비대면 상담과 후속 의료서비스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외국인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한국 의료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사업의 핵심인 사후관리 성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확인됐다.
진흥원은 수행기관의 연간 성과 목표를 최소 80건으로 설정하면서 사전상담과 사후관리 실적을 구분하지 않고 합산해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행기관이 신규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한 사전상담만으로 80건을 달성하면 귀국 환자에 대한 사후관리 실적이 전혀 없어도 목표를 충족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실제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지원받은 12개 수행기관은 모두 합산 실적 목표를 달성했다. 일부 기관은 399건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목표치를 크게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가 귀국 환자에 대한 실질적인 사후관리로 이어졌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원은 사후관리가 완료된 건수만 실적으로 집계하고 있을 뿐 관리 도중 이탈하거나 서비스가 중단된 환자 수와 그 사유는 별도로 파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귀국 환자가 치료 후 부작용이나 불편을 겪었는지 후속 진료가 중단된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과 검증 방식에도 한계가 드러났다.
현재 진흥원은 수행기관이 제출한 서면 증빙자료를 중심으로 실적을 확인하고 있다. 실제 환자에게 적절한 사후관리 서비스가 제공됐는지 검증하기 위한 현장 표본점검이나 실태조사 체계는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사전상담과 사후관리 실적을 구분하지 않는 평가 방식이 유지될 경우 수행기관들이 상대적으로 실적 확보가 쉬운 신규 환자 상담에 집중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귀국 환자에 대한 지원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국인환자 유치 확대를 위한 정부 재정지원이 실제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단순 상담 건수 중심의 성과평가에서 벗어나 사후관리의 지속성과 실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 의원은 "K-의료의 브랜드 가치와 신뢰는 환자를 국내로 유치할 때가 아니라 치료를 받고 본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가 끝까지 제대로 관리받을 때 완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사전상담과 사후관리 평가를 명확히 분리하고 귀국 환자의 사후관리 이탈 현황과 원인을 철저히 데이터화해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