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제주 산악지대에서 서식중인 외래종 멧돼지의 개체수 조절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 오홍식 교수 연구팀(생물교육전공)은 '제주도에 이입된 멧돼지의 서식지 적합성과 이동 가능 경로'를 분석한 결과, 외래종 야생 멧돼지의 잠재적인 서식지가 제주 전체 면적의 3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멧돼지 개체수 조절을 위한 이동 경로와 예상 서식지를 규명한 것으로, 국제저명학술지 'Ecology and Evolution' 2026년 10월호(제1저자 Binod Kunwar, 대학원 차세대융복합과학기술협동과정 박사수료)에 게재했다.
제목은 'Modeling the Invasion: Habitat Suitability and Landscape Connectivity of Wild Boar (Sus scrofa) on Jeju Island, South Korea'(제주도 멧돼지의 침입 양상 분석: 서식지 적합성과 경관 연결성)이다.
연구팀은 외래종인 멧돼지의 확산 가능성을 공간적으로 평가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체계적인 생태계 관리 방향을 제시했다.
제주지역에는 고대 유적지에서 멧돼지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굴된 점과 중국 역사서인 삼국지, 후한서, 조선시대 화서인 탐라순력도의 그림과 기록 등을 미뤄볼 때 토종 멧돼지가 서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서식지 파괴와 남획으로 종적을 감췄다. 이후 육지에서 유입돼 사육되던 개체가 우리를 빠져나와 지난 2001년부터 한라산 인근에서 관찰되기 시작했다.
해당 개체들은 야생에서 안정적으로 번식하면서 농작물 피해와 생물다양성 감소, 국민 안전, 야생동물 유래 질환 및 생태계 교란에 주점으로 등장했다.
연구팀은 제주에서 확보한 멧돼지의 다양한 흔적을 지형, 토지이용, 수 환경 등 10개 환경변수를 활용해 서식지 적합성을 분석하고, 경관 연결성을 통해 주요 서식지 사이의 잠재적 이동 경로를 예측했다.
그 결과 제주도 전체 면적의 약 36.1%인 661.82㎢가 잠재적 적합 서식지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14.5%는 서식 적합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됐다.
멧돼지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환경요인은 농경지 및 시가지와의 거리, 고도, 수원과의 거리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림지역뿐 아니라 농경지와 인접한 지역의 환경적 특성도 멧돼지 분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경관 연결성 분석에서는 한라산 일대와 만장굴 지역 등 6개 핵심 서식지와 이를 연결하는 8개의 잠재적 이동 경로가 확인됐다.
한라산과 금악리 일대는 전체 서식지의 연결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지역으로 분석됐으며 이러한 결과는 멧돼지의 이동 가능 지역과 확산 위험지역을 사전에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홍식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제주 지역에서 급진적으로 분포 범위를 확장해 가고 있는 이입된 멧돼지의 잠재적 서식 분포뿐만 아니라 서식지 사이의 연결성을 함께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멧돼지의 관리는 개체수 조절과 주요 서식지와 이동 가능 지역을 고려한 공간적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결과가 멧돼지의 확산을 조기에 파악하고, 농작물 피해와 생태계 교란을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현창민 기자(cmi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