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락장에서 차별화된 운용 전략을 펼치지 못하고 지수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종목 쏠림으로 급락장 타격이 컸던 데다,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는 규정 탓에 운용역들이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가 정작 시장 급락기에는 손실을 줄이는 데 취약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오전 11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61포인트(0.49%, p) 내린 5640.44, 코스닥은 8.07(1.02%)p 내린 786.71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주 급락장을 겪으며 양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 등이 발동되기도 했다.
이달 2일부터 16일까지 코스닥 11.0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액티브 ETF 6종 중 5종은 순자산가치(NAV) 기준으로 이보다 더 떨어졌다. TIME 코스닥액티브(-15.35%)와 DS 코스닥액티브(-15.31%)가 가장 부진했고 MIDAS 코스닥액티브(-14.50%), KoAct 코스닥액티브(-13.54%), PLUS 코스닥150액티브(-11.62%)가 뒤를 이었다.
코스닥 액티브 ETF는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운용역이 투자 종목과 비중을 조절해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지만 이번 급락장에서는 적극적인 운용이 오히려 손실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수익률을 가른 요인으로는 반도체 관련 종목 편입 비중이 꼽힌다. 한재훈 한국투자신탁운용 ESG본부 책임은 "코스닥의 주요 업종은 반도체 소부장, 바이오, 2차전지로 나뉘는데 코스닥 액티브 ETF는 반도체 소부장 비중이 매우 높고 나머지 업종 비중은 상당히 낮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 관련 종목 비중이 60%를 넘는 DS(82.1%), MIDAS(66.0%), KoAct(63.1%), TIME(60.8%)는 모두 지수보다 2.5~4.3%포인트 더 하락했다. 반도체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TIGER(52.5%)와 PLUS(45.1%)는 각각 비교지수보다 양호한 성과를 냈다. 바이오 등 반도체 외 업종이 코스닥의 낙폭을 일부 완충한 반면 반도체에 집중 투자한 ETF는 업종 조정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업종 쏠림은 운용역들이 시장 흐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역들이 시장의 업종 순환과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상관계수 규정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상관계수 규정은 주도 업종이나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운용역의 액티브성을 제한하는 요소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시장 흐름이 급격히 바뀌더라도 운용역이 투자 전략을 자유롭게 수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비교지수와 일정 수준 이상 비슷하게 움직여야 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상관계수는 ETF 수익률이 비교지수와 얼마나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국내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3개월 연속 기준에 미달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에 지수와 차별화된 운용 전략을 구사할수록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규정에서는 지수가 오를 때 수익을 극대화하고 내릴 때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상관계수 때문에 하락장이 예상되더라도 롱·숏 전략 등을 활용하는 데 부담이 있다"고 했다.
제도 개선 논의는 답보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연초 상관계수 제한 없이 운용할 수 있는 완전 액티브 ETF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태스크포스(TF)는 5월 이후 회의를 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완전 액티브 ETF가 도입되면 운용역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해 초과수익을 추구할 것"이라며 "7월과 10월처럼 광범위한 종목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방어주 편입 등 적극적인 헤지 수단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액티브 ETF 시장은 빠르게 커지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기준 액티브 ETF 순자산은 약 107조6193억원으로 전체 ETF 순자산(422조5080억원)의 약 25%를 차지했다. 상관계수 기준 미달 공시는 올해 들어 19일까지 695건으로 전년 동기(60건) 대비 약 11.6배 늘었다.
/윤희성 기자(heeh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