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시민까지 가세⋯프랑스 시위 확산에 방화·약탈도

노동자·시민까지 가세⋯프랑스 시위 확산에 방화·약탈도

최대 80만명 시위·1800명 이상 체포⋯대선 앞두고 정치권 책임 공방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프랑스에서 고등학생 시위에 노동자들이 가세해 전국으로 확산했다. 방화와 약탈이 잇따른 가운데, 최대 80만명이 거리로 나왔고 1800명 넘게 체포됐다. 대선을 6개월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 참가자가 불타는 거리 앞에서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로 파리 샹젤리제 거리 상점들이 약탈당하고 차량과 건물이 불탔다. 프랑스 당국은 시위 과정에서 18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위 참가자는 프랑스 내무부 추산 55만명, 노동총연맹(CGT) 추산 80만명이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고등학생들이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이후 노동자와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생활비 상승과 기름값 급등에 항의하는 전국적 시위로 확대됐다.

대부분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과격 시위대가 공공건물을 공격하고 명품 매장과 슈퍼마켓을 약탈했으며 경찰차에도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남부 마르세유에서는 에르메스 매장 등이 약탈당했다. 파리에서는 시위대 300여명이 명품 매장이 밀집한 샹젤리제 거리로 진입하려 했다.

보르도에서는 복면을 쓴 시위대가 지방행정 책임자 관저에 난입했다. 리모주에서는 143년 된 시청 건물이 불탔다.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는 매장 50곳이 피해를 봤으며 이 중 20곳이 약탈당했다고 밝혔다. 전국 소매업체 약 1500곳이 피해를 입었고, 재산 피해액은 수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파리에서는 시위 참가자 1명이 심정지로 숨졌다. 프랑스 당국은 시위대 간 충돌이 아닌 개인 건강 문제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시위는 6개월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기 대선 후보들이 폭력 사태에 대한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 정치권 갈등도 커지고 있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정당한 사회적 요구가 극좌파에 의해 악용됐다"며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마크롱 정부가 국정 운영 능력을 잃었다며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멜랑숑 대표는 시위 대부분이 평화적으로 진행됐다며 언론이 폭력 장면만 부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약탈 행위에는 반대하면서도 경찰의 최루가스 사용 등 과잉 진압을 비판했다.

두 사람은 내년 대선에서 맞붙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지난 14~16일 여론조사기관 엘라브가 실시한 조사에서 르펜은 32.5%로 선두를 기록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는 16.5%, 멜랑숑 대표는 15%였다.

마크롱 대통령도 수습에 나섰다. 그는 18일 대국민 연설에서 평화적 시위와 폭력 행위를 구분해야 한다며 폭력 가담자를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비상사태 선포 대신 지방 당국이 필요할 경우 집회를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대응을 둘러싼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일부 야권 인사들은 로랑 뉘네즈 내무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경찰의 사전 정보 수집과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