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자동차 공급 과잉 시대에 소비자의 취향과 용도에 맞춘 차량 설계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소품종 대량 생산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전환해 재고를 줄이고 판매를 늘리는 전략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개막해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2026 파리모터쇼에서도 이런 흐름을 엿볼 수 있다.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메르세데스벤츠의 VLE, 르노의 트래픽 등이 대표적이다.

기아, PBV로 다양한 이동·배송 수요 대응
기아의 PBV는 같은 플랫폼에서 소비자 요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차량을 구현하는 개념이다. 사람의 이동과 물건 배송, 반려동물 이동 등 용도별 차량을 다품종 소량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서는 차량 설계와 제조 기술의 융합이 중요하다.
기아는 2025년 2월 5인승 PV5 패신저와 배송용 PV5 카고를 처음 선보였다. PV5는 2026년 상반기 유럽 중형 전기밴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시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7인승 PV5를 새롭게 전시했다. 기아는 올해 초 PV7과 PV9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2030년까지 40종의 다양한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23만2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벤츠, 모듈형 전기밴 VLE로 프리미엄 수요 공략
벤츠는 지난 3월 모듈형 전기밴 VLE를 처음 공개했다. 모터쇼에서 선보인 것은 이번 파리모터쇼가 처음이다.
VLE는 공통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용도의 차량을 생산하는 개념을 담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플랫폼을 모듈화해 공유하는 방식도 적용했다. 벤츠는 지난 6월 스페인 공장에서 VLE 양산을 시작했다.

이번에 전시한 VLE는 8인승 다목적차량(MPV)으로, 고급 패밀리카를 지향한다. 2025년 상하이모터쇼와 2026년 베이징모터쇼에서 주목받은 프리미엄 MPV와 실내 공간 경쟁 흐름에도 맞닿아 있다.
르노, 트래픽 파생 모델 확대 추진
르노의 트래픽(Trafic)은 특장차와 상용차의 맞춤형 수요에 대응하는 차량이다. 2025년 11월 양산형 트래픽 밴을 처음 공개했으며, 올해 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르노는 향후 파생 모델을 늘려 다양한 용도와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재고 줄이고 생산비 낮추는 설계·제조 기술 중요
이번 파리모터쇼에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차량 기술이 전시됐다. 기아 PBV와 벤츠 VLE, 르노 트래픽은 공통된 기반에서 용도별 차량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방향을 제시했다.
관련 시장이 성장하려면 차량 설계와 제조 기술의 융합이 필요하다.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재고를 줄이면서도 생산 단가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 과제다.
맞춤형 차량 기술은 자율주행의 발전과도 연결된다. 자율주행 차량이 여객 운송과 배송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수록 용도에 맞게 차량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기술의 중요성도 커진다.
기아 PBV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 성과를 내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설계와 제조 기술을 효율적으로 결합해 국내 기업들이 맞춤형 차량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를 기대한다.
정구민 교수는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네오엠텔 창업 멤버로 활동했으며, 이후 SK텔레콤에서 근무했다.
현대자동차 생산기술개발센터, LG전자 CTO부문,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네이버랩스 자문교수를 역임했다. 유비벨록스·휴맥스·현대오토에버 사외이사를 지내는 등 산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모빌리티학회 회장,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표준화협의체 운영위원장,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자문위원, 한국ITS학회 부회장, 한국자동차공학회 자율주행전장부문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및제어부문회 이사, 서울대 AI연구원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HMG경영연구원·현대케피코·업스테이지·오토노머스에이투지·마음AI 자문교수도 맡고 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