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조성 방안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추경호 대구시장이 지방교부세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정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방에 법적으로 배분해야 할 재원을 중앙정부가 별도 기금으로 조성하는 것은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 계획대로 기금이 조성될 경우 전국 지방교부세가 현행 배분 기준보다 약 30조5000억원 줄어들고, 대구시의 보통교부세 역시 약 1조3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16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간담회'에서 지방교부세 재원을 활용한 미래대응기금 조성방식의 철회를 촉구하며 전국 시도의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추 시장은 이날 기금 조성을 전제로 보완대책을 논의하는 방식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제는 지원 규모나 보완조치의 수준이 아니라 지방에 돌아가야 할 법정 재원을 중앙정부 기금으로 전환하는 구조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추 시장은 지방교부세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적인 재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핵심 재원인 만큼, 이를 별도 기금으로 돌릴 경우 지방정부의 정책 결정권과 재정 운용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를 넘어 지방자치의 근간과 직결된 문제라며 시도지사들이 한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정부에 조성방식 철회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정부 계획대로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할 경우 전국 지방교부세는 현행 배분 기준과 비교해 약 30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2026년도 초과세수까지 기금에 추가 적립하면 지방에 교부돼야 할 법정 정산분 약 10조8000억원도 배분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대구시의 설명이다.
대구시가 추산한 보통교부세 감소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이다.
이는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상당한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규모다.
다만 이 같은 감소액은 정부 계획이 적용될 경우를 가정한 대구시 측 추산으로, 실제 교부액은 향후 정부의 기금 설계와 재원 배분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추 시장은 정부 계획 발표 직후인 지난 9월 1일부터 해당 기금 조성방식에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9월 3일에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방교부세 감소와 지방재정 자율성 훼손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참여자치지역연대운동과 경북도의회, 경북시장군수협의회, 경남도의회 및 경남 지역 시군,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에서도 관련 우려와 반대 입장이 나왔다.
추 시장은 이 같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개별 지자체 차원의 문제 제기를 넘어 전국 시도가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교부세의 온전한 교부와 함께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재정분권 과제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지방교부세 법정 배분율 인상, 지방소비세율 확대, 지방소득세 확충 등을 제시했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기능 조정 및 지방세입 확충을 통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 수준으로 개선한다는 정부의 재정분권 국정과제와도 연결된다.

추 시장은 “미래대응기금에 지방교부세 재원을 활용하는 것은 정부의 지방주도 성장 기조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미래를 위한 기금이 지방의 미래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에 따른 지방교부세 재원을 온전히 교부해야 한다”며 “지방교부세 법정 배분율과 지방소비세율 인상, 지방소득세 확충 등 재정분권 과제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