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에 자리 잡은 '트레블로지 강남역삼서울'. 객실 문을 열자 침대와 업무용 책상 등 숙박에 필요한 공간이 간결하게 배치돼 있었다. 화려한 부대시설보다 잠자리와 업무 편의에 집중한 실용형 호텔의 모습이었다.
트레블로지가 명동과 동대문 등에 이어 강남으로 거점을 넓히며 한국 호텔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내년 서울에 호텔 3곳을 추가로 열고 2030년까지 국내 호텔을 30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중저가·실용형 숙박시설을 넘어 5성급 호텔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이호윤 트레블로지 호텔 아시아 한국총괄은 16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트레블로지 강남역삼서울' 개관 행사에서 "한국과 일본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두 나라"라며 "이미 건물 3개를 매입해 내년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개관 예정인 호텔은 강남 2곳을 비롯한 서울 지역 3곳이다. 홍대 인근에는 약 400평 규모의 부지도 추가로 매입했다. 여의도에서도 사업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강남에 360실…브랜드 디자인 입힌 국내 거점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트레블로지 호텔 아시아는 호텔 운영과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이다. 국내에는 2018년 동대문점으로 진출했다. 이번 강남역삼점은 국내 다섯 번째이자 아시아 내 트레블로지 브랜드 가운데 가장 큰 360실 규모다.

이날 둘러본 객실 유형은 숙박과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최대 4인까지 머물 수 있는 객실과 최대 60명을 수용하는 미팅 시설도 마련했다.
기존 국내 지점들은 다른 브랜드로 영업하던 호텔을 인수하거나 운영을 맡아 트레블로지로 간판을 바꾼 곳이다. 반면 강남역삼점은 오피스로 쓰던 건물을 호텔로 전환하면서 객실과 공용공간에 트레블로지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회사는 이곳을 국내 대표 거점으로 삼고, 기존 지점도 내년부터 같은 디자인 방향으로 순차 개편할 계획이다.
유흥식 트레블로지 강남역삼서울 총지배인은 "5성급처럼 부대시설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L7이나 신라스테이와 견줄 수 있도록 객실 크기와 디자인에 신경 썼다"며 "4성급 호텔과 동등한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관광객뿐 아니라 출장·마이스 고객 공략
강남역삼점은 지난 6일부터 일반 고객을 받기 시작했다. 목표 고객 구성은 외국인 60%, 내국인 40%다. 외국인 관광객에 더해 테헤란로 일대 기업의 국내 출장 수요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수요도 공략한다. 코엑스와 세텍 등에서 열리는 전시·회의와 각종 행사에 참가하는 단체 고객을 겨냥해, 360실 규모를 활용한 객실 확보의 유연성을 내세운다.

홍진영 트레블로지 강남역삼서울 지배인은 "코엑스나 대형 박람회를 단체로 찾는 외국인들은 100~200개의 객실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강남역삼점은 360실을 갖춰 대규모 단체 수요를 수용하는 데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개관 약 1년 전부터 세일즈팀을 구성해 영업을 진행했다. 이 총괄은 "매출의 절반 정도를 온라인 판매가 아닌 직접 영업으로 확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예약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업과 행사 수요를 직접 유치하겠다는 의미다.
접근성을 보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호텔 앞 공항버스 정차를 위해 칼리무진과 협의하고 있다. 다만 운행 수요 등을 확인해야 하는 단계로 정차 위치와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건물 투자와 운영 병행…5성급 호텔도 준비
강남역삼점은 오피스로 사용하던 건물을 호텔로 전환한 사례다. 블랙스톤과 합작해 건물을 매입했다. 기존 건물에 호텔 기능을 넣는 과정에서 객실뿐 아니라 로비 등 공용공간의 배치를 바꾸고 관련 규정에 맞추는 작업을 거쳤다.
이 총괄은 "로비를 최대한 넓게 만들고 싶었다"며 "공개공지 관련 규정 등을 맞추기 위해 강남구와 오랫동안 협의했다"고 말했다.

트레블로지는 호텔을 운영하는 동시에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국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총괄에 따르면 부산은 프랜차이즈 방식이며, 다른 국내 호텔에는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운영 성과와 투자 수익을 함께 확보하는 구조다.
향후에는 직접 투자 외에도 운영계약과 프랜차이즈를 통해 대구·제주 등으로 거점을 넓힐 계획이다.
이 총괄은 "2030년까지 한국에 30개 호텔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투자뿐 아니라 운영계약을 통해서도 확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중저가·실용형 호텔을 넘어 5성급 호텔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한다. 홍 지배인은 "향후 단순 여행자를 위한 호텔을 넘어 5성급까지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가 매입한 홍대 인근 부지의 개발 방식과 5성급 호텔의 브랜드·입지, 개관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내년 서울 호텔 3곳의 구체적인 위치와 객실 규모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