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특별검사팀이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을 구형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6일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등의 일반이적 등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는 징역 20년,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에게는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량은 1심 때와 같다. 다만, 김 전 장관은 1심에서 징역 25년을 구형받았지만 재판부가 이보다 높은 징역 30년을 선고하자 특검도 항소심 구형량을 30년으로 높였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등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의 군 통수권과 국방부 장관 등의 군 지휘권을 이용해 북한의 군사적 대응을 유도하려 했다는 점을 중형 구형의 근거로 들었다. 북한의 대응에 따라 국지전을 넘어 전면적인 군사 충돌로 번질 가능성까지 감수한 범행이라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여 전 사령관과 김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1심 형량이 책임 정도에 비해 가볍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여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여건 조성과 관련한 논의에 계속 관여하고 관련 구상을 메모로 남기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데도 1심이 수동적 가담으로 평가해 형량을 낮췄다고 봤다.
김 전 사령관에 대해서도 무인기 작전과 관련한 사실을 숨기는 과정에 부하들을 동원한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의 집행유예형으로는 책임을 충분히 물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은 2024년 10월 비상계엄 선포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북한의 군사적 대응을 끌어낼 목적으로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추진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이들이 남북 간 무력 충돌 위험을 높이는 방법으로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쳤다고 판단해 일반이적죄를 적용했다. 작전 지시 과정에서 군 관계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 수사에서는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메모가 주요 증거로 제시됐다. 메모에는 북한이 대응할 수밖에 없는 대상을 공격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와 함께 평양과 북한 핵시설 등이 적혀 있었고, 남북 간 저강도 드론 분쟁을 지속시키는 방안도 담겨 있었다.
다만 실제 무인기 작전을 지휘한 김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여건을 조성하려는 윤 전 대통령 등의 목적까지 공유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일반이적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대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허위공문서 작성 교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재판장 이정엽)는 지난 6월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여 전 사령관에게는 징역 15년, 김 전 사령관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무인기 작전을 계획하고 주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도 처음부터 작전을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군사력을 국가안보와 국토방위가 아닌 비상계엄 여건 조성에 이용했고, 이 과정에서 군 전력이 북한에 노출되는 등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쳤다고 봤다.
특히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주어진 국가안보 수호 권한을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용한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