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둘러싸고 경북도의회가 통합의 속도보다 실질적인 권한 확보와 지역 간 균형발전 대책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는 지역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으며, 정부의 안정적인 재정지원과 자치권 확보, 통합청사 및 의회 소재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사전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북 북부권 소외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채 통합을 추진할 경우 지역 간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경북도의회 경북대구행정통합특별위원회(위원장 이춘우)는 15일 제366회 정례회 기간 중 제2차 회의를 열고 대구경북통합추진단과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주요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의 처리 상황을 비롯해 정부의 재정지원, 실질적인 자치권 확보, 통합 이후 지역 간 균형발전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동업 의원(포항)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특별법안의 처리 상황을 점검하며 국회와의 협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특별위원회와 집행부가 긴밀히 소통하고 국회와 다각적인 협의를 추진해 특별법안이 조속히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문 의원(의성)은 통합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정부의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꼽았다.
김 의원은 통합이 행정체계 개편에 그치지 않고 도민들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요 추진 상황을 의회에 투명하게 공유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를 거칠 것을 당부했다.
임무석 의원(영주)은 과거 시군 통합 사례에서 나타난 갈등을 언급하며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사전 대비를 촉구했다.
임 의원은 행정통합 이후에도 지역 간 이해관계 충돌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세부적인 협의와 조정 기준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통합에 따른 행정·재정적 효과뿐 아니라 지역별 불이익 가능성과 갈등 요인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덕규 의원(경주)은 행정통합의 핵심은 단순한 재정지원 확대가 아니라 실질적인 자치권 확보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특별법안의 권한 이양 조항 가운데 삭제되거나 축소된 내용을 점검하고, 전남·광주 통합 관련 특별법과 경북·대구 특별법안의 권한 수준을 면밀히 비교할 것을 주문했다.
중앙정부의 권한이 충분히 이양되지 않는다면 행정구역 통합만으로 지방 주도의 성장 거점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경북 북부권의 우려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재환 의원(예천)은 통합 추진 과정에서 제기되는 북부권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통합청사와 의회 소재지 등 핵심 현안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북부권 상생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먼저 제시해야 도민 공감대를 넓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 이후 행정기능과 주요 기관이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김재준 의원(울진)은 다른 지역의 행정통합 이후 발생한 갈등 사례를 검토해 대구시와 사전 협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통합 이후 예상되는 주요 현안을 미리 정리하고, 경북도의회와 집행부가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대응 방안을 마련해 특위에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이춘우 위원장(영천)은 특별법 처리 지연의 원인과 지역 간 합의 문제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경북·대구 행정통합은 지역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과제인 만큼 현재 국회 법사위에 보류된 원인을 정확히 짚어보고 경북 22개 시군 및 대구시와의 합의 도출 방안과 북부권 발전 대책 등을 다시 한번 세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위원회 역시 주요 쟁점들을 면밀히 검증하고 도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드러난 핵심 쟁점은 통합의 필요성 자체보다 통합 이후 권한과 재정, 행정기능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있다.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중요하더라도 중앙정부로부터 확보할 자치권의 범위와 재정지원의 지속성, 통합청사 및 의회 소재지에 관한 합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통합 이후 새로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북부권을 포함한 경북 22개 시군의 균형발전 방안은 선언적 약속을 넘어 사업별 재원과 추진 일정, 지역별 기대효과까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경북도교육청이 업무보고에 참여한 만큼 교육행정 통합에 따른 학교 현장과 교육재정, 교육서비스 변화에 대해서도 후속 검증이 요구된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