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가스관은 피해 갔지만 학교와 주민은 피해 가지 않았습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금호) 연장사업을 둘러싼 노선 논란이 경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다시 불거졌다.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변경한 도시철도 노선이 초등학교와 주거지역에 지나치게 가까워지면서 주민의 안전과 생활환경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이다.
특히 초등학교와 철도 노선 사이 거리가 불과 24m에 그치고, 12곳에서 소음 기준 초과가 예측됐다는 점에서 노선 확정에 앞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북도의회 우영봉 의원(국민의힘·경산)은 15일 열린 제366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사업의 노선 변경 과정을 지적하며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우 의원은 “주민이 아니라 예산이 노선을 정했다”며 “주민의 생활과 환경, 교육과 안전을 첫 번째 기준으로 노선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사업비 증액과 노선 변경이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사업은 2024년 1월 총사업비 2341억원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사업비가 2945억원으로 늘어났다. 당초보다 604억원, 약 26% 증가한 규모다.
이후 국토교통부가 사업비 증가 폭을 15% 수준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자 경북도는 하양과 금호 지역의 정거장 위치와 선형을 북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사업비는 2671억원으로 조정됐다.
우 의원은 이 과정에서 비용 절감이 노선 결정의 우선 기준이 되면서 주민 생활권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장 큰 쟁점은 학교와 주거지역에 대한 소음·진동 피해 우려다.
경북도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변경 노선은 계당초등학교와 약 24m, 하양 금락리 아파트 단지와는 약 41m 떨어져 있다.
평가서에서는 계당초등학교를 포함한 12곳에서 소음 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소음·진동 저감대책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우 의원은 이러한 예측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실시설계 단계로 미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선부터 확정하고 대책은 나중에 세우겠다는 것은 순서가 거꾸로”라며 “잘못 그은 선은 방음벽으로 고쳐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학교 주변 소음 문제는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학생들의 학습환경과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 의원은 노선 재검토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24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선 활용 방안 등 주민 피해 최소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만큼, 기존 변경안을 그대로 확정하기보다 다양한 대안을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 의원은 세 가지 조치를 요구했다.
우선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노선과 대구선 활용 방안 등을 포함해 대안별 사업비와 주민 피해 영향을 비교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또 노선 확정 이전에 환경영향과 소음·진동 저감대책을 검토하고, 주민 대표와 경산시·영천시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 의원은 “시간이 더 걸려도, 예산이 더 들어도 좋다. 경산시민이 바라는 것은 빠른 개통이 아니라 제대로 된 노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빨리 놓는 철길보다 주민과 함께 사는 철길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