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견조한 경기회복' 유지…소비 판단은 한 발 물러나

재경부 '견조한 경기회복' 유지…소비 판단은 한 발 물러나

소비 서술 '개선세'→'완만한 개선'…수출·소비에서 수출·투자로 축 이동
소매판매 두 달 연속 감소, 카드승인액 증가율 4.9%→2.3%…"8월 감소 일시적 요인"
수출 83.5%·취업자 11만3천명 증가에도 실질임금 석 달 연속 감소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재정경제부가 견조한 경기 회복이라는 경기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개선될 것으로 봐온 민간 소비에 대한 판단을 일보 후퇴했다.

재정경제부가 16일 '10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 종합 평가에서 소비를 "완만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서술했다.

한 달 전 9월호는 "수출이 큰 폭 증가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는 "수출이 큰 폭 증가하고 투자가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비는 완만하게 개선되는 등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경기회복이 견조하다는 판단은 유지했지만, 회복을 받치는 축으로 내세운 항목이 수출과 소비에서 수출과 투자로 바뀌었고 소비 표현에는 '완만하게'가 붙었다.

재정경제부의 2026년 10월 최근 경제동향

재경부는 브리핑에서 8월 소매판매 감소를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린북에 실린 소비 지표를 보면 '완만한 개선'이라는 평가의 근거는 약하다. 소매판매는 두 달 연속 줄었고 9월 속보지표도 대부분 둔화했다.

산업활동동향 소매판매는 7월 전월 대비 2.6% 줄었고, 8월에도 1.8%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월별 증감률(-3.3, +0.9, +2.3, 0.0, +1.8, -3.6, +0.1, +2.7, -2.6 -1.8%)을 이어 붙이면 8월 소매판매 지수는 지난해 10월보다 3.7% 낮다. 올해 고점이던 3월(약 101.6)이나 6월(약 100.7)에도 못 미친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분기 3.2%, 2분기 2.3%, 6월 4.0%에서 7월 -1.0%, 8월 -0.3%로 돌아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9월 속보지표도 둔화했다. 카드 국내승인액은 전년동월대비 2.3% 늘어 8월(4.9%)의 절반에 못 미쳤다. 올해 월별 증가율 가운데 가장 낮다. 백화점 카드승인액은 2.7% 늘어 8월(6.0%)보다 증가폭이 줄었고 할인점은 2.1% 줄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9.0% 감소했다(8월 -28.3%). 9월 판매량은 8만9000대로 8월(6만9000대)보다 2만대 늘었다. 재경부도 9월 소매판매 전망에서 소비자심리지수 상승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백화점 카드승인액 증가세 둔화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월 106.6으로 전월보다 2.1포인트 올랐지만, 올해 2월 고점(112.1)보다 5.5포인트 낮다.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 실적은 99.1로 0.5포인트 내렸고 10월 전망은 99.6으로 전월과 같았다.

국민계정상 민간소비는 올해 1분기 2.7%, 2분기 2.4%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2%대 증가율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7%, 광공업은 6.6% 증가해 소비 증가폭과 차이가 났다.

재경부는 8월 산업활동 조정을 "6월 큰 폭 증가 이후 7월 보합에 따른 기저효과와 완성차 업체 하계휴가 일정 등 일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광공업 생산 감소는 자동차 생산 감소와 고무·플라스틱 등 후방 연관 산업의 생산 감소 때문이라고 했다. 소매판매 감소는 "승용차, 가전 등 내구재와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 판매 감소 등 일시적 요인이 겹치며" 나타났다고 했고, 설비투자 감소는 전월 선박·항공기 도입이 집중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9월에는 수출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설비투자 증가세가 확대되고 경제심리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데다가 8월의 일시적 하방 요인도 해소되면서 산업활동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9월 자본재·기계류 수입이 20% 가까이 늘어 설비투자도 양호할 것으로 봤다.

다만 소매판매는 7월에도 전월보다 2.6% 줄었다. 정부는 두 달 연속 감소를 일시적 요인으로 설명한 셈이다.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재경부 설명이다.

소비의 기반인 소득도 약하다.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6월 전체 근로자 명목임금은 1년 전보다 3.1%(상용 3.6%) 올랐지만 같은 달 소비자물가가 3.2% 올라 실질임금은 0.1% 줄었다. 실질임금은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 연속 감소했다.

9월 취업자는 11만3000명 늘어 8월(18만4000명)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실업률은 2.0%로 0.1%포인트 내렸다. 재경부는 서비스업 증가세가 이어지고 제조업이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상용직 증가폭은 커졌지만 임시직(-8만1000명)과 일용직(-5만5000명)은 감소했다. 정부가 함께 낸 고용 평가 자료의 '공공복지 외 서비스' 취업자는 9월 1만3000명 줄었다.

9월 수출은 반도체·컴퓨터·화장품 수출 확대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83.5% 늘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56억3000만달러로 104.9% 증가했다. 재경부는 10월에도 10일까지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02% 늘었다고 밝혔다.

9월 소비자물가는 2.9% 올라 8월(3.1%)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2.8%로 8월(3.4%)보다 0.6%포인트 내렸다. 재경부는 통신비 영향 종료 등으로 생활물가지수(2.5%)의 식품 외 상승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공공서비스 상승률은 6.5%에서 1.5%로 내렸다.

반면 석유류는 상승률이 14.2%에서 14.8%로 커졌고,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상승률도 4.0%에서 4.3%로 올랐다. 두바이유는 9월 배럴당 114달러로 8월(89달러)보다 올랐다. 국내 휘발유(리터당 1,858원)와 경유(1,844원)는 8월(1,863원·1,847원)과 비슷해,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능성이 관측된다.

그린북에 반영된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3%, 소매판매는 1.8%, 설비투자는 9.5% 각각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4.8% 줄었고 자동차가 24.8%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8%로 4.0%포인트 떨어졌고, 재고/출하비율은 100.9%로 4.2%포인트 올랐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5포인트 오른 101.7이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내린 104.2로, 건설수주액(-15.8%)·코스피(-4.6%)·재고순환지표(-1.0%포인트) 등이 하락 요인이었다.

8월 누계 관리재정수지는 43조원 적자로, 전년동기(-88조3000억원)보다 적자가 45조3000억원 줄었다. 통합재정수입이 99조1000억원 늘어난 508조7000억원인 반면 통합재정지출·순융자는 40조3000억원 늘어난 503조6000억원이었다. 올해 총지출 753조1000억원 중 524조7000억원(69.7%)이 집행됐다.

재경부는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된 가운데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취약계층·부문의 어려운 고용 여건 등 민생부담이 지속"된다고 밝혔다. 정책 대응으로는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한 주요품목 수급관리와 함께 "성장의 정책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민생안정과 양극화 완화를 위한 정책 노력 강화"를 내세웠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