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진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급종합병원에서 다른 의료기관으로 회송된 환자 가운데 진료협력병원에서 실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비율은 1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송환자 10명 중 4명은 30일 이내 상급종합병원을 다시 방문했지만 재방문 사유나 이후 치료 경과에 대한 환자별 추적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전문회송된 환자는 총 50만 9,82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진료협력병원을 방문해 실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환자는 9만 8,632명으로 전체의 19.3%에 불과했다.
연도별로는 2024년 10-12월 회송환자 1만 6,612명 중 1,911명(11.5%)의 진료가 확인됐다. 2025년에는 35만 2,431명 중 7만 494명(20.0%), 2026년 1-4월에는 14만 779명 중 2만 6,227명(18.6%)이 협력병원에서 진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회송 이후 환자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후관리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현재 심평원은 전문회송된 환자가 진료협력병원에서 한 차례라도 진료받으면 이를 '전문회송 완결률' 실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 진료 여부만으로는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지속했는지, 치료가 정상적으로 종료됐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회송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재방문 비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평원이 2024년 10월부터 2026년 1월까지 회송된 환자 37만 4,308명을 대상으로 2026년 4월까지 상급종합병원 재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15만 149명(40.1%)이 회송 후 30일 이내 상급종합병원을 다시 방문했다.
회송 후 31-90일 사이 재방문한 환자도 5만 4,392명(14.5%)으로 집계됐다.
다만 상급종합병원 재방문에는 수술 후 경과 관찰을 위한 예정된 진료나 새로운 질환에 따른 진료 등이 포함될 수 있어 재방문 자체를 회송 실패나 환자 상태 악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심평원은 재방문이나 재입원이 최초 회송과 관련된 질환 때문인지, 새로운 질환 또는 다른 사유 때문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환자별 치료 경과에 대한 별도의 추적분석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의료기관별 회송 실적과 성과지표를 관리하면서도 정작 회송환자의 치료 연속성을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성과가 부진한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체계 역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은 의료기관별 성과지표를 평가해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지만, 성과가 악화된 기관을 별도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는 체계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또 환자가 의료기관을 옮기는 과정에서 겪는 진료 지연이나 이동거리 증가, 의료비 부담 등 실질적인 불편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평원도 회송 건수 증가만으로 적정한 의료전달체계가 구축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며, 회송 이후 실제 진료 여부와 치료의 연속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 의원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의 목적은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많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의료기관에서 필요한 치료를 끊김 없이 받도록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송환자 51만 명 가운데 협력병원 진료가 확인된 비율이 19%에 그쳤다면 나머지 환자들의 치료가 어떻게 이어졌는지부터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 의원은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것으로 정부 책임이 끝나서는 안 된다"며 "회송 이후 실제 진료 여부와 치료의 연속성을 확인하고, 성과가 부진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원인 분석과 개선조치를 실시하는 등 환자 중심의 사후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