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홈플러스 사태로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경영난에 빠진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긴급자금 지원에서도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피해 협력업체와 입점업체를 돕겠다며 14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 집행액은 23%에 그쳤다.

특히 소상공인 대상 대출 신청의 절반 이상이 반려됐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세금체납과 과도한 부채, 연체 등 경영·재무상태와 관련된 사유로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업체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긴급지원이 정작 자금 사정이 악화된 업체에는 높은 문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지연 국민의힘 국회의원(경북 경산)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하고 홈플러스 피해업체 긴급자금 지원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부터 홈플러스 피해 협력·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총 14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지원 규모는 중진공 직접대출 400억원, 소진공 직접대출 500억원, 기술보증기금 보증지원 500억원이다.
그러나 지난 9월 말까지 실제 집행된 금액은 319억4000만원으로 전체 지원 규모의 약 22.8%에 불과했다.
기관별 집행액은 중진공 131억원으로 집행률 32.8%, 소진공 125억4000만원으로 25.1%, 기술보증기금 63억원으로 12.6%에 머물렀다.
전체 지원 규모의 4분의 3 이상이 집행되지 않은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대출 심사 과정에서 나타났다.
소진공에 접수된 홈플러스 피해 소상공인 대출 신청 659건 가운데 331건이 반려됐다. 반려율은 약 50.2%다.
반려 사유를 살펴보면 세금체납이 86건으로 가장 많았고, 매출액 초과 차입금 67건, 부채비율 초과 13건, 연체 11건, 휴·폐업 8건, 한계기업 6건 등이었다.
이처럼 경영·재무상태와 관련된 반려 사유는 모두 191건으로 전체 반려 건수의 57.7%를 차지했다.
홈플러스 사태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 업체들이 재무건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긴급대출에서도 제외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현행 대출심사 기준에서는 대출금을 연체 중이거나 최근 연체 이력이 있는 경우 정책자금 지원이 제한된다.
대금 미정산과 매출 감소로 자금난을 겪는 업체가 세금체납이나 연체에 빠졌다면, 그 사정이 오히려 긴급지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휴·폐업을 이유로 반려된 사례도 8건 확인됐다.
조 의원은 소상공인 정책자금 융자에서 재해나 사회재난으로 휴업 중인 경우 지원을 허용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홈플러스 사태로 불가피하게 휴업한 업체에도 예외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급대출의 금리 부담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올해 3분기 기준 소진공의 대출금리는 연 3.35%, 중진공은 연 2.88%다.
조 의원은 대금 미정산과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업체가 긴급자금을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금리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긴급자금지원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심사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금리 부담을 낮춰 지원이 필요한 업체에 신속하게 자금이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