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인 한강버스를 둘러싼 리베이트 의혹이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여야 공방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가 관련 의혹을 사전에 파악하고도 수사를 의뢰하지 않은 데 이어 조사 자료 파기까지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오 시장의 비리 가능성으로 연결하는 것은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당시 감사원 감사청구와 수사의뢰 준비를 동시에 지시했다면서도 수사의뢰서 작성 지시 여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관련 의혹을 자체 조사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뉴스타파는 이날 한강버스 제작 업체인 가덕중공업에 지급된 사업비에서 브로커가 개입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고, 그 돈 일부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고위 간부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또 이것이 오 시장에게 보고됐으나 실제 수사의뢰로 이어지지 않았고, 이후 조사 자료 파기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날 국감에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언급하면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단순히 사업비와 관련된 비리 의혹을 넘어서 행정판 진실 암장 사건이 될 수도 있는 사건"이라며 "정황상 오 시장이 개입돼 있을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집중 추궁했다.
이에 오 시장은 "2025년 9월경 보고를 받았고 당시 수사의뢰서를 작성하라고 할 만큼 엄중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객관적인 감사를 위해 감사원 감사청구를 함께 검토했고 수사의뢰에 앞서 감사청구를 먼저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수사의뢰서 작성 지시 여부를 재차 묻자 "수사의뢰서 작성을 제가 지시했는지 안 했는지는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지금 보고가 올라온 게 그렇게 돼 있으니 아마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정상훈 행정1부시장 직무대리도 오 시장이 감사원 감사청구를 추진하자고 제안한 것이 맞는지 되묻는 박 의원에게 "맞다"고 답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수사의뢰서가 작성된 이후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경위와 조사 자료 파기 지시 의혹을 제기하며 당시 감사위원장 등 관계자들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 역시 오 시장이 관련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변한 점을 문제 삼으며 서울시의 관리·감독 책임을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감사위원장이 스스로 자료를 파기했다고 보기에는 시장의 지시 없이 자료를 쉽게 파기할 수 있는지 일반 시민들은 의문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리베이트 최상층에 시장이 있다고 시민은 보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오 시장은 "그렇게까지 많이 나가시면 될까요"라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기정사실화해서는 곤란합니다"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며 민주당의 공세를 비판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선박 건조업체와 관련한 금전거래 의혹을 곧바로 오 시장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연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가덕중공업이라는 한강버스 건조회사가 성우이엔지라는 회사와 계약을 맺어 돈이 갔고, 그걸 SH의 누군가가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의혹 아니냐"며 "이 의혹을 가지고 오 시장의 뇌물수수 의혹까지 간다면 방송을 보는 국민 입장에서 상당히 왜곡해 오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울시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나 과장된 의혹을 제기하는 부분은 절제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도 "서울시가 잘못한 것은 서울시에 묻고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은 중앙정부에 물어야 한다"며 "정부와 관계기관의 책임은 빼놓고 서울시장에게 모든 책임을 몰아간다면 진상 규명이 아니라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하필 서울시 국감 날 아침 뉴스에 한강버스 기사가 난 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오해받을 수 있다"며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은 것이 국감장의 핵심 이슈가 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당시 감사 경위를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당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9일 오 시장에게 관련 의혹을 보고했고, 오 시장은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감사원 감사청구와 수사의뢰 준비를 동시에 지시했다.
이에 시 감사위원회는 수사의뢰서 초안을 작성했지만 당시 확보한 정황만으로는 수사를 의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지난해 10월 2일 가덕중공업의 수의계약 선정 과정과 선박 건조비 증가, 선급금 지급 등의 적정성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자체 감사기구에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청구를 각하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국회 행안위가 청구한 한강버스 전반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지난 3월 16일 공개됨에 따라 관련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시는 전했다.
서울시는 "당시 작성된 수사의뢰서 초안은 현재 감사위원회에 보관 중"이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