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걷은 공정위 과징금 4531억…3년 새 15배로 불어

못 걷은 공정위 과징금 4531억…3년 새 15배로 불어

징수유예액 2023년 말 295억→2024년 1836억→올해 8월 4531억
공정위 "법원 집행정지·회생절차 때문"…사건별 유예기간은 "산정 곤란"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하고도 걷지 못한 과징금이 4500억원을 넘어섰다. 법원의 집행정지나 회생절차 개시로 징수가 유예된 금액이다. 3년 전보다 15배 넘게 늘었다.

14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과징금 징수유예액은 4530억7800만원이다. 지난해 말 1876억2200만원의 2.4배다.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2650억원 넘게 늘었다.

박성훈 의원

2023년 말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당시 징수유예액은 294억6500만원이었다. 올해 8월 말 금액은 그 15.4배다.

징수유예액이 처음 크게 늘어난 것은 2024년이다. 그해 말 1835억7200만원으로 전년보다 6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말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 전까지는 수백억원대에 머물렀다. 2017년 말 150억1200만원, 2018년 169억6300만원, 2019년 70억4000만원이었다. 2020년 184억1900만원, 2021년 83억7000만원, 2022년 372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10년 가까이 400억원을 넘은 해가 없었다.

공정위는 징수유예가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이나 회생절차개시결정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건별로 얼마나 오래 유예되고 있는지는 일수를 산정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어떤 사건의 과징금이 얼마 동안 묶여 있는지 공정위가 관리 자료를 내놓지 못한 셈이다.

과징금은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대표적인 금전 제재다. 부과액이 커도 실제로 걷히지 않으면 제재 효과는 떨어진다. 집행정지와 회생절차는 적법한 유예 사유다. 하지만 유예 규모가 단기간에 불어난 만큼 원인과 장기화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과징금은 숫자만 크게 부과한다고 제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집행까지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 결정에 따른 정당한 유예는 존중하되, 장기간 묶인 과징금의 규모와 회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공정위가 대형 담합 사건에 수 천억원대 과징금을 잇달아 부과한 만큼, 기업들의 불복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위 처분이 법원에서 뒤집히면 유예된 과징금은 아예 걷을 수 없게 된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