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중소기업이 8년간 공들여 성장시킨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총판권이 대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의 투자와 기여가 정당하게 평가받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통기업 조이웍스는 2018년부터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총판을 맡아 시장을 개척해 왔다. 조이웍스 측 자료상 호카 관련 매출은 2021년 133억원에서 2025년 1,065억원으로 약 8배 증가했다.
그러나 조이웍스 측은 2026년 갱신계약 발효 불과 7일 만에 브랜드 본사인 데커스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고, 확정 발주 물량의 공급도 거부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약해지의 효력을 둘러싼 국제중재가 진행되는 가운데, 데커스는 지난 8월 대기업 이랜드를 새로운 국내 총판으로 선정했다.
앞서 조이웍스 측은 미국 국제분쟁해결센터(ICDR)가 지난 4월 신규 한국 유통사 선임 활동을 제한하는 긴급명령을 내렸고, 데커스의 재심 요청 이후 6월에도 기존 사업권 유지 취지의 추가 명령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계약해지의 정당성을 최종 판단한 본안 결정과는 구분된다.
계약해지에 앞서 조이웍스 전 대표의 폭행 사건이 논란이 됐다. 전 대표는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났으며, 조이웍스는 개인의 잘못과 법인의 계약상 권리는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랜드는 관련 사항을 법리적으로 검토해 적법하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데커스는 지난 8월 20일 이랜드를 호카의 새로운 국내 총판으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이랜드그룹은 조이웍스와 데커스의 계약 분쟁은 두 회사가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도 밝혔다.
조이웍스는 지난 8월 27일 데커스와 이랜드의 불공정거래행위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기했다. 이에 조 의원은 국정감사 서면질의를 통해 계약해지와 공급 중단, 신규 총판 선정 과정의 불공정거래행위 해당 여부와 공정위의 사건 처리 적정성 등을 질의했다.
조정훈 의원은 "계약의 자유와 브랜드 본사의 경영 판단은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중소기업이 오랜 시간 투자하고 노력해 시장을 키웠다면, 그 과정에서 축적된 성과와 기여 역시 정당하게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 대표 개인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그와 별개로 기업과 근로자들의 권익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사안을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 예단하지 않고, 공정위가 법과 원칙에 따라 거래 과정의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