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공주택 공급 빈틈…LH 신규분양 '공백', SH 건설임대 '청년 집중'

서울 공공주택 공급 빈틈…LH 신규분양 '공백', SH 건설임대 '청년 집중'

수방사 본청약 263호…사전청약 당첨자 배정 224호
상반기 모집 247가구…전년 36가구 대비 586.1%↑
마곡 도전숙 201가구…창업·전략산업 신청자격 제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곳곳에 자리 잡은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서울 공공주택 공급이 신규 분양 공백과 임대주택 신청 대상의 편중이라는 이중 제약에 놓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4년 9월 이후 서울 신규 공공분양 사업장의 본청약 모집공고를 내지 않았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올해 상반기 모집한 신규 건설형 공공임대는 모두 청년 대상이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신규 분양 기회는 부족하고 임대 공급 대상도 제한되면서 공공주택 공급 확대가 무주택자의 주거 선택지 확대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LH청약플러스에 게시된 분양주택 모집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6월 4일부터 올해 10월 12일까지 서울에서 최초 본청약 공고를 낸 신규 공공분양 사업장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6월 서울공릉 신혼희망타운에서 3가구를 추가 모집했지만 기존 사업장의 미계약 물량인 만큼 신규 사업장은 아니다.

마지막 신규 사업장 본청약은 2024년 9월 동작구 수방사 부지 263가구다. 이 가운데 사전청약 당첨자에게 배정된 224가구를 제외하면 당시 새로 청약할 수 있었던 물량은 39가구에 불과했다. 특별공급 30가구에는 1만6724명이 신청해 평균 5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약 2년 동안 서울에서 LH 신규 공공분양 사업장의 모집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공급계획에서도 서울 신규 분양 기회를 찾기 어렵다. LH는 지난 3월 전국 63개 블록에 3만2198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LH청약플러스에 공개된 분양주택 공급계획에는 서울 소재 사업장이 없다. 당시 서울 물량으로 소개된 594가구도 서울지역본부가 담당하는 경기도 성남복정2 A1블록으로, 서울 시내 공급과는 구분된다.

SH 건설임대 모집 늘었지만 청년층에 집중

LH의 신규 공공분양 사업장 모집이 중단된 사이 SH의 신규 건설형 임대 모집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증가한 물량이 모두 청년층에 집중되면서 신혼부부와 고령자 등 다른 무주택 계층은 소외됐다.

SH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주요 업무보고와 개별 모집공고를 대조한 결과 올해 상반기 건설형 신규 공공임대 모집은 24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가구보다 211가구(586.1%) 늘었다.

247가구는 지난 5월 공고한 마곡 도전숙 201가구와 사당 한누리채 46가구로, 모두 청년 대상 사업장이다. 신혼부부나 고령자에게 별도로 배정된 물량은 없었다.

특히 전체의 81.4%를 차지하는 마곡 도전숙은 신청자격도 제한적이다. 만 19~39세 무주택 미혼 청년 중 소득·자산 기준을 충족한 강서구 창업자·예비창업자와 마곡지구 전략산업 종사자 등이 대상이다. 사당 한누리채 역시 대학생 32가구와 청년 14가구로 구성됐다. 두 사업장 모두 전용면적 25㎡ 이하 소형 주택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른 유형의 신규 임대 공급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SH의 올해 건설형 임대 공급계획은 126가구로 지난해 471가구보다 73.2% 줄었다. 올해 계획된 126가구는 다양한 계층이 입주할 수 있는 통합공공임대지만 상반기까지 모집 실적이 없었다.

공급 물량 확대에도…실제 청약 기회 제한적

서울 전체 공공분양이나 공공임대 공급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SH는 지난 2월 마곡17단지 토지임대부 공공분양 381가구의 본청약 모집공고를 냈다. 이 중 175가구는 사전청약 당첨자 몫으로, 새롭게 청약할 수 있었던 물량은 206가구였다. 토지 소유권은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이다. 기존 주택을 매입하거나 다시 임대하는 공급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LH의 신규 사업장 공급 공백과 SH 건설형 임대의 청년층 집중은 공공주택 공급 실적이 실제 청약 기회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규 분양과 기존 주택 매입·재임대는 공급 방식이 다르고, 청년 특화주택과 통합공공임대는 입주 대상과 주택 규모에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을 통해 2030년까지 공적주택 119만가구를 공급하고 다양한 계층을 위한 보편형 공공임대도 19만가구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급 목표가 실제 주거 선택지 확대로 이어지려면 신규 사업장 확보뿐 아니라 다양한 가구가 신청할 수 있는 주택 공급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이 무주택자의 실제 선택지로 연결되기까지는 신규 사업장 확보와 공급 대상 다변화가 과제로 남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 1인 가구뿐 아니라 2~3인 이상 가족 단위의 주거 수요도 상당한 만큼 다양한 가구 형태를 고려한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