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이혼한 전 부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6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30일 오전 11시 20분쯤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50대 전 부인 B씨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B씨를 살해한 뒤 그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충북 음성 야산 한 묘지 배수로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부모님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B씨 아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같은 날 오후 5시께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전 부인이 제기한 재산분할소송 경위를 알아보려고 대화하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 판사는 A씨가 B씨에 대한 구호 조처를 하지 않고 곧바로 시체를 유기한 점, 혈흔을 닦은 수건을 버린 점 등을 언급하며 "우발적 살인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당황한 상태에서 보인 행동이라기보다 범행 발각과 체포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28년간 부부 연을 맺고 함께 살던 피해자 얼굴을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체를 캐리어로 운반해 야산 배수로에 유기한 범죄로, 죄책이 무겁고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피해자는 결혼 생활 동안 피고인을 대신해 가계를 책임지고 자녀 양육을 도맡았다"며 "피고인은 가정을 돌보지 않았는데도 피해자의 이혼 재산분할 청구에 반발해 범행 동기가 극히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공격 이후 마지막 숨이 멈출 때까지 충격과 공포를 상상하기 어렵고, 피고인과 피해자 아들이 이 사건으로 깊은 슬픔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빠져있다"며 "살인죄는 존엄하고 절대적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비가역적 침해하는 범죄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들 부부의 둘째 아들은 "아버지가 풀려나면,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형이나 나를 해코지할 것 같다. 수십 년 후에 나오면 나와 처자식을 살해할 것 같다"며 두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재판부는 A씨가 향후 두 아들에게 보복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 보호관찰 5년도 함께 명령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