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배관공에 공들이는 경동나비엔…온수기 넘어 HVAC까지[종합]

美 배관공에 공들이는 경동나비엔…온수기 넘어 HVAC까지[종합]

상반기 북미 매출 5050억원, 전체의 62%…미국법인 매출 72%는 온수기
美 HVAC 시장 317억 달러…동·서부 기술·교육 거점 확충해 시공업체 접점 확대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경동나비엔이 미국 동·서부에 기술·교육 거점을 잇달아 확충했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서 기존 온수기 판매망을 관리하는 동시에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기반을 다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은 배관공과 전문 시공업체가 제품 선택과 설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장이다. 이번 거점 확충도 현지 기술자들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왼쪽 세 번째부터 경동나비엔 김용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 미국법인 김택현 법인장이 경동나비엔 미국 어바인 이노베이션&트레이닝 센터 개소식에서 테이프를 커팅하고 있다. [사진=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은 지난 6일 미국 뉴저지의 교육시설을 확장해 재개관한 데 이어 9일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이노베이션 센터와 트레이닝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현지 제품 시험과 기술 검증, 전문 설치기사 대상 교육 등을 진행하는 시설이다. 행사에는 존스톤과 인도어웨더 등 현지 유통업체 관계자를 포함해 약 170명이 참석했다.

북미 매출 62%…미국선 '배관공'이 제품 선택에 영향

12일 경동나비엔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미 매출은 5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전체 연결 매출 8135억원의 62.1%로, 국내 매출 2286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미국법인 나비엔(Navien Inc.)의 상반기 매출은 4616억원으로 8.7% 늘었다. 북미 지역 매출에서 온수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72%, 보일러는 19%다.

미국은 주택 설비의 유통 구조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보일러 제조사 대리점이나 지역 설비업체를 통해 상담과 설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에서는 배관공(plumber)과 HVAC 전문 시공업체(contractor)가 제품 선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미국의 배관공은 수도관 수리뿐 아니라 온수기와 보일러 설치·교체도 담당한다.

주택 소유자가 온수기 교체를 의뢰하면 배관공이 주택의 배관과 가스 공급 조건 등을 살펴 적합한 제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에어컨과 히트펌프 등은 HVAC 전문업체가 주로 맡는다.

이들 시공업체는 전문 도매상을 통해 제품과 부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로서는 도매상과의 거래 관계뿐 아니라 설치기사들의 제품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경동나비엔의 교육시설 확충도 이러한 시장 특성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美 HVAC 시장 317억 달러…기존 온수기 유통망 활용

경동나비엔의 북미 최대 규모의 냉난방공조 전시회 'AHR EXPO 2025' 부스 전경. [사진=경동나비엔]

미국은 단독주택이 발달해 냉난방 설비의 설치·교체 수요가 큰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HVAC 시스템 시장 규모는 약 317억 달러(약 42조3195억원)로 추산된다. 주거·상업·산업용을 포함한 수치다. 같은 업체가 추산한 온수기 시장은 약 49억 달러, 주거용 보일러 시장은 약 24억 달러다.

경동나비엔은 기존 온수기·보일러 유통망을 활용해 히트펌프 등 냉난방 제품의 판매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HVAC 사업의 매출 기여도는 크지 않지만, 기존 거래망과 HVAC 유통망이 일부 겹친다는 점을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기존 콘덴싱 보일러 공급망과 HVAC 유통망은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냉방과 난방, 공조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생산시설 구축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회사 측은 관세 부담과 미국 내 생산비용 등을 고려해 현지 생산체계 구축을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