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김민지 기자]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여권 강경 개혁파 일각에서 제기하는 '친윤 검사', '검찰주의자'라는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검찰 조직의 이익을 우선하거나 특정인과의 관계에 매몰된 적이 없다면서 과거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한 것도 검찰 조직이 아닌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12일 아이뉴스24가 확보한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이른바 여권 '무극파'가 자신을 '친윤 검사', '검찰주의자', '밀정' 등으로 지칭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데 대해 "제가 검찰주의자라거나 친윤검사라는 등의 평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형사사법 제도의 목표와 이념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평온한 일상을 지키는 것에 있다는 신념으로 공직 생활을 했다"며 "검찰 조직의 이익을 우선하거나 특정인과의 관계나 사적 이익에 매몰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둘러싼 비판과 우려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며 "수사의 정치화를 청산하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친윤 아니다…尹 장모 재수사 명령·정권 출범 뒤 좌천"
김 후보자는 "검찰 재직 중은 물론 현재까지도 친윤검사라는 말은 단 한 차례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대검 형사부장 시절 윤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의 모해위증 재항고 사건에 대해 재기수사 명령을 내려 최씨 측으로부터 '정치적 결정'이라는 반발을 받았고,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첫 검찰 인사에서는 광주고검 차장으로 발령됐다고 설명했다.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하자 전국 검사장 공동성명에 참여했던 전력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윤 당시 총장의 행위 자체에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은 아니라고 했다. 채널A 사건 수사·감찰 방해와 법무부 감찰 불응 등 일부 행위는 당시 드러난 사정만으로도 징계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직무배제와 징계청구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직무배제 명령으로 사실상 직무에서 즉시 배제시킨 것에 대해 적법절차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성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직의 입장을 법무부 장관의 감찰·인사권보다 우선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특정 세력에 편향해 일 처리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당시 문제 삼은 것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사유가 아니라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직무배제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수사·기소 분리 반대 안 해…보완수사 전면폐지 우려"
김 후보자는 검찰 수사권 축소와 이른바 '검수완박'에 반대했던 전력 때문에 중수청장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에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과거 특수부 근무 등을 통해 수사권 남용과 권한 집중의 문제를 인식해왔으며 수사·기소 분리 필요성에는 원래부터 공감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2022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반대한 것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의 보완수사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피해자 보호 방안 없이 보완수사를 전면 폐지하면 보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신념에서 보완수사 유지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라고 했다.
춘천지검장 시절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와 재수사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에 대해서도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없어야 한다는 신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국회가 보완수사 요구 이행 기한과 재수사 요구 불이행에 대한 제재, 이의제기권, 사회적 약자 범죄에 대한 중수청 보완수사·재수사 제도 등을 마련하면서 당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라진 것은 그 공백을 메우는 방법이 직접 보완수사에서 국회가 마련한 제도로 바뀌었다는 점"이라며 "수사권 남용을 통제하기 위한 수사·기소 분리의 입법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중수청에서 충실히 구현하겠다"고 했다.
'수사·기소 분리에 반대한 사람이 그 결과로 만들어진 중수청의 초대 수장을 맡는 것이 모순'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2022년에 반대한 것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 자체가 아니라 피해자 보호 방안 없는 보완수사의 전면 폐지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진웅·이광철 "기소 반대"…한동훈 포렌식 "관여 안 해"
과거 주요 사건 처리와 관련한 비판에 대해서는 더욱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서울고검 차장검사 시절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 기소를 주도했다는 주장에 대해 김 후보자는 오히려 기소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 검사에게 독직폭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일관되게 표시했고, 수사 종결 무렵 열린 기소 여부 논의에서도 기소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고 했다. 당시 주임검사의 검토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판례 제공과 법리 논의 등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기소에 관여했다는 지적에도 당시 수사팀의 기소 의견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특히 자신이 2021년 6월 대검 형사부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이 전 비서관을 제외한 관련자 대부분이 이미 기소됐고, 이 전 비서관에 대한 수사도 마무리 단계였다고 말했다. 이후 수사팀의 기소 의견에 대해 보완을 요구하는 등 수차례 반대했고, 대검 차장 주재 회의에서도 혐의 전반에 의문을 표시하며 기소 반대 의견을 냈다고 했다.
채널A 사건에서 한동훈 당시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막았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추미애 장관의 검찰총장 수사지휘 배제 이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 지휘 없이 독립적으로 수사했기 때문에 자신은 사건을 지휘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포렌식 역시 대검 과학수사부 소관 업무로, 승인이나 경유, 의견 제시 등 어떤 형태로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자신의 중수청장 지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직접적인 반박을 자제했다. 김 후보자는 "중수청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주신 말씀으로 이해한다"며 "충분히 유념해 중수청을 조기에 안착시키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인사·지휘·배당부터 정치개입 어렵게 해야"
초대 중수청장으로 임명될 경우 검찰 조직문화를 그대로 답습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임기 중의 실천으로 평가받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는 검찰 폐지에 대해 "검찰이 신뢰를 잃고 폐지에 이른 점을 깊이 성찰하고 있다"며 "검찰개혁이 후퇴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거운 마음으로 듣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수청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은 단순히 외부 영향만 차단한다고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인사·수사지휘·사건 배당·조직문화 전반에서 정치적 개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사에서도 검사 출신 여부나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전문성과 청렴성, 인권보호 역량을 기준으로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배치하겠다고 했다. 사건 배당과 수사 개시 기준을 객관화하고 수사관 이의제기권, 감찰관, 수사심의위원회와 이해충돌 회피 제도도 실질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중수청장을 임명하는 현행 구조에 대해서는 후보추천위원회 추천과 행안부 장관 제청,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고 2년 임기가 보장된다는 점을 정치적 중립성의 제도적 기초로 들었다. 공소청의 보완수사·시정조치·재수사 요구와 내부 이의제기 제도 등도 수사권을 견제하는 장치로 제시했다.
행안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해서는 민주적 통제수단이라고 했다. 다만 법률이 정한 절차와 범위 안에서 행사되면 수사권 남용을 견제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면 수사의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개혁의 완성은 과거 관행·조직문화와의 단절"
김 후보자는 '검찰개혁의 완성'에 대해 "수사·기소 분리를 통한 수사권 남용의 통제가 실제로 작동하고 과거의 관행과 조직문화가 단절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간판만 바꾼 채 기존 검찰의 관행과 문화가 이어지는 것은 사실상 '검찰 판갈이'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잘못된 관행 및 문화와 단절하고 공정하고 절제된 수사로 검찰개혁의 정신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7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김 후보자를 제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날 제청대로 지명했으나 이후 김 후보자의 검찰 출신 경력과 과거 검찰 수사권 축소 반대 발언 등을 놓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미애 경기지사,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 이른바 범여권 '무극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
이에 대통령실은 추가 검증을 거쳐 지난 2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재가해 국회에 제출했다. 당초 제청 이후 곧바로 청문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권 내부 반발로 요청안 제출까지 20여 일이 걸렸다. 중수청은 같은 날 공식 출범했으나 현재까지 청장 공석 상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7일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열린다.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과 정치적 중립성, 과거 주요 사건 처리 경위 등이 핵심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