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영 기자] 전북 남원의 대표 가을축제인 제34회 흥부제가 공연을 바라보는 축제에서 관람객이 직접 움직이고 참여하는 축제로 변화를 시도하며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남원시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광한루원과 요천변 일원에서 제34회 흥부제를 열고 공연과 체험, 장터와 현장 이벤트 등을 선보였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善(선)공成(성)공'. 선의와 선행이 공동체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아 흥부전의 우애·나눔·보은·행운을 축제 콘텐츠로 풀었다.
무엇보다 지난해보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늘린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광한루원과 요천변 일대를 중심으로 축제 공간을 나누고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체험과 놀이, 먹거리와 지역 농특산물 소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올해 흥부제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 프로그램은 '선행인증 이벤트'다.
관람객이 자신이 실천한 선행을 인증하면 행사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엽전을 지급하고, 축제장 곳곳에서 '흥부'를 찾아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흥부를 찾아라' 이벤트에도 엽전을 활용했다.
흥부의 선행과 보은이라는 고전 속 이야기를 설명으로 전달하는 대신 관람객이 직접 행동하고 보상을 받도록 한 셈이다.
지급된 엽전은 다시 축제장 먹거리와 체험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선행→참여→엽전→현장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면서 흥부전의 가치를 지역상권과 연결하려는 시도도 더했다.
실제 축제 마지막 날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선행 인증과 엽전 교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올해 축제는 '선공성공(善공成공)'을 내걸고 관람객이 직접 움직이는 참여형 콘텐츠를 주요 프로그램으로 내세웠다.
볼거리도 흥부전의 상징을 적극 활용했다.
김래환 작가와 협업해 조성한 '황금대박정원'은 흥부가 박을 타면서 얻은 행운과 '대박'의 이미지를 공간으로 옮겼고, 소원을 적으며 걸을 수 있는 '소원박길'과 함께 축제의 대표 포토·체험 공간 역할을 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을 겨냥한 체험도 축제의 한 축을 맡았다.
전통과학과 수학체험, 짚풀공예, 직업체험, 전통무예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고, 국악과 농악, 창극 등 남원의 전통예술을 접할 수 있는 무대도 이어졌다.
올해 축제는 사전에 흥부체험존·제비상생존·황금대박존·놀부주막존·광한루원존 등 5개 테마공간으로 기획돼 흥부전의 이야기를 공간별 체험으로 연결했다.
흥부장터에서는 지역 농특산물과 먹거리를 판매했다. 공연과 체험을 보기 위해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의 발길을 지역 상품 소비로 이어가려는 구성이다.
이는 올해 흥부제 준비단계부터 강조됐던 부분이다. 흥부제전위원회는 축제 기획 과정에서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과 지리산권 농·특산물 판매 등을 주요 방향으로 논의했다.
결국 올해 흥부제가 보여준 변화는 프로그램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는 고전소설 속 '흥부'를 관람객의 행동과 연결했다는 데 있다.
흥부의 선행을 인증하고, 흥부를 찾아다니며, 받은 엽전을 축제장에서 사용하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놀이로 만든 것이다.
남원시 관계자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과 이벤트를 통해 흥부전의 가치를 친근하게 전달하고자 했다"며 "축제의 즐거움이 지역 소비와 지역사회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민과 함께하는 상생형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연 중심에서 체험과 참여로 무게중심을 옮긴 제34회 흥부제는 막을 내렸다. 앞으로는 올해 시도한 참여형 콘텐츠가 흥부제만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실제 지역상권 소비와 체류 확대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다음 축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최영 기자(press140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