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 끝나도 실행 못 하면 무슨 소용”…박현규 대구시의원, 대구 도시철도 4호선 ‘정면 질타’

“공론화 끝나도 실행 못 하면 무슨 소용”…박현규 대구시의원, 대구 도시철도 4호선 ‘정면 질타’

AGT 전환·지하화 배제 근거 공개 촉구…“사업비 1조원 증가, 객관적 산정 자료 내놔야”
"4호선 모노레일 안 된다면 3호선은?”…차량 교체·증차 대책까지 대구시에 답변 요구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 도시철도 4호선의 차량 형식을 둘러싼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공론화 결과를 실제 사업에 반영할 대구시의 행정적·재정적 준비가 충분한지를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대구시의회에서 제기됐다.

단순히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차량 형식별 경제성과 기술적 제약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현규 대구시의원 [사진=대구시의회]

대구시의회 박현규 의원(북구2)은 지난 7일 서면 시정질문을 통해 도시철도 4호선의 AGT(자동안내궤도차량) 전환 근거와 지하화·모노레일 등 대안 검토 과정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공론화위원회의 숙의 절차가 형식적인 의견 수렴에 머물거나, 결론 도출 이후 행정적 준비 부족으로 사업이 다시 지연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도시철도 4호선의 차량 형식 결정 문제는 단순히 차량 형식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대구 도시철도가 앞으로 수십 년간 어떤 모습으로 시민 곁에 자리할지를 정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론화위원회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적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대구시는 그 결과를 실제 사업에 즉각 반영할 수 있는 행정적·재정적 실행 여건을 지금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구시는 민선 9기 시장 공약과 방침에 따라 도시철도 4호선 차량 형식에 대한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박 의원은 공론화의 필요성 자체보다 그 결과를 실행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핵심 쟁점으로 제시했다.

공론화 결과 기존 AGT 방식이 아닌 지하화나 모노레일 등 다른 방식이 선택될 경우 관련 인허가와 사업계획 변경, 재원 확보 등 후속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도시철도 사업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만 머무르다 발생하는 사업 지연과 도시발전의 기회비용”이라고 말했다.

차량 형식 변경 과정의 투명성 문제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박 의원은 기존 모노레일 방식에서 AGT 방식으로 변경한 과정에서 기술적·경제적 검토 근거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하화 대안과 관련해 대구시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사업비 1조원 증가’라는 수치의 산정 근거와 비교검토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지하화는 고가 구조물에 따른 도시경관 훼손과 소음·진동 문제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추가 건설비와 공사기간, 유지관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이러한 장단점을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 비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도심 경관 보호와 소음·진동 해소, 역세권 개발 가치 제고 등 장점이 있는 지하화 방식에 대해서도 ‘사업비 1조원 증가’라는 배제 사유의 객관적 산정 근거와 비교검토 보고서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모노레일 방식 포기 과정에서 제기된 형식승인 문제 역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의원은 도시철도 3호선과의 정책적 일관성 문제를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시가 4호선에 모노레일을 도입하는 데 법적·기술적 제약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이미 모노레일 방식으로 운행 중인 3호선의 차량 증차와 교체, 향후 노선 연장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함께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4호선 차량 형식 결정이 신규 노선 하나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기존 도시철도 운영과 장기적인 차량 수급 대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박 의원은 대구시에 공론화 결과를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는 행정적·법적 준비와 3호선 모노레일 운영 대책, 차량 형식별 생애주기 비용 자료 공개 등을 요구했다.

지역 주민들의 우려도 전달했다.

박 의원은 “대현동에 20년간 터를 잡고 살아온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절박한 심정”이라며 도시철도 4호선이 장기간 지역의 생활환경과 도시발전에 영향을 미칠 기반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주민들이 100년을 이용해야 할 기반시설인데, 일방적인 AGT 도입으로 지역 슬럼화가 가속화된다면 결국 죽은 도시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고가형 도시철도 도입이 실제 지역 쇠퇴로 이어질지는 주변 개발계획과 역세권 접근성, 교통 편익, 도시경관 등에 대한 별도의 객관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박 의원은 끝으로 “대구시는 공론화라는 절차적 정당성에만 머물지 말고 제기된 질의사항 하나하나에 책임 있게 소명해야 한다”며 “이제는 대구의 미래를 위한 실행 가능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이번 시정질문은 도시철도 4호선 논쟁의 초점을 차량 형식에 대한 찬반에서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론화 이후 실행 가능성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