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사고 10건 중 6건 원인음식 못 밝혀…역학조사 관리도 ‘허점’

식중독 사고 10건 중 6건 원인음식 못 밝혀…역학조사 관리도 ‘허점’

지난해 식중독 319건 중 183건 원인식품 미확인…피해 환자 3,052명
최근 3년간 원인식품 미규명률 50% 웃돌아…겨울철에도 68건 발생
소병훈 의원 “원인규명 실패 사유·조사기간 관리 부실…식약처 대책 마련해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지난해 발생한 식중독 사고 10건 중 6건은 원인이 된 음식조차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중독 원인식품 미규명률이 3년 연속 50%를 웃도는 가운데 역학조사 기간과 원인규명 실패 사유에 대한 관리체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식중독 사고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5년 발생한 식중독 사고 319건 가운데 183건(57.4%)은 원인식품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식중독 환자는 9,780명으로, 이 가운데 원인식품이 확인되지 않은 사고의 환자는 3,052명에 달했다.

연도별 원인식품 미규명률은 2023년 63.5%(228건), 2024년 58.9%(156건), 2025년 57.4%(183건)로 소폭 감소했지만, 3년 연속 절반을 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원인식품뿐 아니라 세균과 바이러스 등 원인물질조차 확인하지 못한 사고가 86건 발생했으며 관련 환자는 1,454명으로 집계됐다.

2025년 전체 식중독 사고 319건 중 원인물질이 확인된 사례는 227건(71.2%)이었지만, 원인식품이 확인된 사례는 136건(42.6%)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식중독을 유발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확인하더라도 실제 오염된 음식까지 특정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의미다.

시설별로는 음식점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가 192건으로 전체의 60.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109건(56.8%)은 원인식품이 확인되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전체 36건 중 20건(55.6%), 학교 외 집단급식시설에서는 47건 중 27건(57.4%)의 원인식품이 규명되지 않았다. 다수가 이용하는 급식시설에서도 원인조사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계절별로는 여름철뿐 아니라 겨울철에도 식중독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지난해 1-2월과 12월에 발생한 식중독은 모두 68건으로 환자 수는 1,625명에 달했다.

문제는 식중독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이유조차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일반 음식점의 경우 보존식 보관 의무가 없어 검체 확보가 어렵고 신고 당시 이미 음식이 소진되는 등 현장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인물질이나 원인식품을 규명하지 못한 사유를 유형별로 구분해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체 확보 실패나 신고 지연 등 원인규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지 못하면서 실효성 있는 개선대책 마련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역학조사 소요기간에 대한 관리체계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 의원실이 식중독 사고별 평균·최장 조사기간과 장기 조사 사례에 관한 자료를 요구했지만 식약처는 질병관리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학조사 완료일을 확인하기 어려워 사고별 소요기간을 산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식중독 사고 발생 이후 역학조사가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됐는지 평가할 수 있는 기초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식중독 원인규명률을 높이기 위한 검체 확보 방안과 함께 관계기관 간 조사정보 공유, 역학조사 소요기간 관리 등 사후 대응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 의원은 “현장 조사의 어려움이나 제도적 한계는 이해하지만, 식중독 사고가 터질 때마다 단순 환자 수 집계에 그치고 구조적 한계만 탓하는 것은 주무부처로서 안일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인 규명률이 매년 절반 수준에 갇혀 있고 조사 기간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것은 사후 관리 체계의 명백한 허점”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