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형병원 흑자 전환에도 지방 국립대병원 '빚더미'…금융부채 1조5,824억 원

수도권 대형병원 흑자 전환에도 지방 국립대병원 '빚더미'…금융부채 1조5,824억 원

서울 주요 대형병원 경영 회복세 뚜렷…지방 국립대병원 9곳 재정난 심화
소병훈 의원 "지역 필수의료 특별회계 신설·저리 대환대출 등 긴급 재정지원 시급"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들이 의료공백에 따른 경영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지방 국립대학교병원들은 1조5,000억원이 넘는 금융부채를 떠안으며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주요 상급종합병원의 경영실적과 전국 9개 국립대병원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대형병원과 지방 국립대병원 간 재정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들은 2024년 의료이익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들어 경영실적이 개선됐다.

서울아산병원은 2024년 560억원의 의료이익 적자를 기록했지만 2025년에는 474억원의 흑자를 내며 의료이익률 2.0%를 달성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같은 기간 882억원 적자에서 310억원 흑자로 전환하며 의료이익률 1.6%를 기록했다.

재무 건전성에서도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2025년 말 기준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의 차입금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브란스병원의 차입금도 132억원에 그쳤다.

특히 세브란스병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8,041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 한 해 신규 전입액만 2,8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역 필수의료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지방 국립대병원들은 금융부채 증가와 이자 부담으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

2026년 기준 전국 9개 주요 국립대병원의 금융부채는 총 1조5,824억원에 달했다.

병원별로는 경상국립대병원이 3,392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대병원 3,215억원, 경북대병원 2,126억원 순이었다.

이자 부담도 상당한 수준이다. 충남대병원의 연간 이자 비용은 127억원, 경상국립대병원은 105억원에 달해 의료서비스 운영과 시설 투자에 투입할 재정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병원은 단기차입금과 금융기관 한도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유동성 위험도 커지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전체 차입금 1,411억원 가운데 59%인 832억원을 기본 운영비 확보를 위한 금융기관 한도대출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대병원은 전체 차입금 1,440억원 중 약 86%인 1,240억원이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차입금으로 집계됐다. 만기 연장이나 차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기간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대병원의 차입금도 빠르게 증가했다. 2023년 778억 원이던 차입금은 2026년 7월 말 1,365억원으로 늘었다. 약 3년 사이 587억원, 75% 증가한 규모다.

이처럼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과 지방 국립대병원의 재정 여건이 엇갈리면서 지역 필수의료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 국립대병원은 지역 내 중증·응급환자 진료와 필수의료 인력 양성 등을 담당하는 핵심 의료기관인 만큼 재정 악화가 장기화할 경우 지역 의료서비스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소 의원은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은 막대한 준비금과 재무 회복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넘기고 있지만 지역 필수의료의 중심인 지방 국립대병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으며 고사 직전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거점병원 육성 정책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역 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조속히 신설해야 한다"며 "운영자금 차입금에 대한 저리 대환대출과 이자 비용 지원 등 실효성 있는 긴급 재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