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를 앞세워 진입 장벽이 높은 일본 택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긴 주행거리와 넓은 실내 공간을 앞세워 출시 초기 일본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했다.

8일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디 올 뉴 넥쏘를 출시한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일본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약 11%의 누적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등록된 디 올 뉴 넥쏘는 20대다. 고객 인도를 앞둔 물량을 포함하면 판매 규모는 35대로 늘어난다. 이 가운데 22대는 도쿄와 아이치 지역의 택시 사업자에게 공급됐거나 인도를 앞두고 있다.
현지 완성차 업체가 장기간 주도해온 일본 택시 시장은 차량 내구성과 운행 효율, 승객 편의성 등에 대한 기준이 엄격해 수입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약 30년간 축적한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실제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 올 뉴 넥쏘의 성능과 내구성을 개선했다. 연료전지 시스템의 정격 출력은 기존 모델보다 11% 높아진 94㎾다. 전해질막 손상 방지 기술과 연료전지 스택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설계도 적용했다.
고전압 배터리 출력은 기존 40㎾에서 80㎾로 두 배 높였다. 도심 정체와 장시간 공회전 등 택시의 실제 운행 환경을 반영한 가혹 조건에서도 연료전지 시스템의 내구성을 검증했다.
디 올 뉴 넥쏘의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720km다. 일본 WLTC 인증 기준으로는 1014km에 달한다. 연간 5만~10만km를 운행하는 일본 택시 사업자에게 충전에 따른 운행 공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승객과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도 넓혔다. 기존 모델보다 여유로운 2열 공간과 510L의 트렁크를 갖춰 대형 여행용 가방이나 골프백 등을 실을 수 있다. 정숙성이 높은 수소전기차의 특성도 장시간 운행하는 택시의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일본 판매 모델에는 차량의 전력을 주택이나 가전제품에 공급할 수 있는 V2H(Vehicle-to-Home) 기능이 기본 적용됐다.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 정전이 발생했을 때 비상 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수소 모빌리티 지원 정책도 넥쏘의 택시 시장 진입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운행 거리가 길어 온실가스 감축과 수소 수요 확대 효과가 큰 택시·버스·트럭 등을 '수소 모빌리티 우선 보급 차종'으로 지정해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도쿄도는 친환경 정책인 '도쿄 H2'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택시 600대, 2035년까지 상용 수소전기차 1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연간 최대 130만엔 한도에서 액화석유가스(LPG)와 수소 충전비의 차액을 지원하는 보조금도 지급한다.
아이치현은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택시 250대를 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차량 한 대당 350만엔의 구매 보조금과 수소 1kg당 576엔의 연료비 보조금을 지원해 택시 사업자의 초기 비용과 운행 부담을 낮추고 있다.
현대차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정책과 연계해 일본 내 체험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열린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현지 택시 업체와 협력해 디 올 뉴 넥쏘 택시 7대를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 의전 차량으로 제공했다. 나고야역의 수소택시 전용 승차장에 차량을 투입하고 호텔 이용객을 대상으로 승차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구성과 편의성에 민감한 일본 택시업계가 디 올 뉴 넥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넥쏘 택시가 일본 소비자의 수입 승용차와 수소전기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