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대우건설이 서울과 부산의 주요 도시정비사업에서 잇달아 시공권을 확보하며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목동8단지 재건축도 수의계약 전환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정비사업 수주 확대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다만 대형 국책사업인 가덕도신공항에서는 시험시공 과정에서 확인된 기술적 문제를 보완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달 '이강석 체제'가 출범한 대우건설로서는 정비사업 수주 확대와 함께 대형 국책사업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비사업에서는 경쟁력 있는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가덕도신공항에서도 추가 검증과 설계 보완을 통해 기술적 우려를 해소할 경우 수주 경쟁력에 이어 대형 프로젝트 수행 역량까지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부산 사직4구역 재개발사업과 서울 상도15구역 재개발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특히 상도15구역은 공사비 1조원대 사업으로 대우건설이 경쟁입찰에서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서울 주요 정비사업 수주고를 추가했다. 정비사업 시장에서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대형 사업지를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목동8단지 재건축에서도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두 차례 경쟁입찰에 대우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모두 유찰됐된 후 조합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 대우건설이 사실상 단독 후보로 남으면서 약 1조1000억원 규모 사업의 시공권 확보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책사업인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서는 해상 연약지반 개량 공법의 시공성이 관건이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시공사로 참여해 연약지반 개량을 위한 해상 PBD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해상PBD 공법이란 연약한 해저 점토층에 플라스틱 수직배수재(PBD)를 삽입해 토양 내부의 간극수를 빠르게 배출하고 지반 침하를 앞당기는 연약지반 개량 기술이다. 싱가포르 창이 동부 매립사업과 말레이시아 사팡가르베이 컨테이너항 개발등 해외 대형 해양 인프라 프로젝트에서도 이미 사용된 바 있는 공법이다.
그러나 해상 PBD는 국내에서 실제 시공 사례가 없는 방식으로 이번 사업에서 처음 적용되는 만큼 본공사에 앞선 시공성 검증이 핵심으로 꼽힌다.
실제 시험시공에서 일부 문제도 나타났다. 총 90공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험시공에서 일반 PBD 개량구간의 약 89%에서는 시공성이 확인됐다. 그러나 경질구간 약 11%에서는 높은 관입 저항으로 일부 관입이 중지되고 배수재 변형이 발생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시험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를 기본설계에 반영하고 장비 보완 등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이 때문에 이번 가덕도 사업을 둘러싼 쟁점은 PBD 공법 자체의 적정성보다는 실제 해상 조건에서 안정적인 시공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는 공항·항만·토질·기초 등 7개 분야 전문가 21명이 참여해 개선방안이 반영된 기본설계를 심의했고 적격 판정을 내렸다. 장비를 보완한 뒤 2차 시공성 검증도 진행될 예정이다.

가덕도신공항 본공사가 아직 남아 있는 만큼 대우건설이 추가 검증을 통해 우려를 해소할 여지도 있다. 특히 해상 PBD 본공사는 2028년 4월부터 예정돼 있어 그 전에 2차 검증과 실시설계 반영 절차를 거치게 된다. 시험시공에서 확인된 문제를 본공사 이전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완하느냐가 사업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시험시공에서 일부 관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부실시공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PBD 공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지반 조건에 따라 공법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공상의 변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반은 균질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구간을 사전에 완벽하게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문제가 확인된 구간은 보다 면밀하게 확인하고 시공 속도를 무리하게 높이기보다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는 방식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