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한미약품이 에페의 공급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막판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8일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 최종 공급가를 결정하기 위해 숙고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환자 접근성을 높인다는 원칙은 분명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기보다는 비만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의료계와 약계, 최고 경영진과 영업 현장의 실무진, 유통 업계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다양한 방법으로 수렴하고 있다"며 "최종 가격은 허가 이후 시장 환경과 유통 구조, 제품의 임상적 가치와 지속 가능한 공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페 출시를 앞두고 벌써부터 가격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10만~20만원대 가격을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 한미약품은 에페의 공급가격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언론이나 SNS, 유튜브 등에서 10만원대, 20만원대 등과 같은 자의적인 해석들이 사실처럼 제공되고 있어 최종 공급가 결정에 부담도 되는 상황"이라며 "한 번도 외부에 에페 공급가의 범위 등을 공개한 바 없고, 실제로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에페의 2㎎, 4㎎, 6㎎, 8㎎, 10㎎ 등 다섯 가지 용량에 대해 품목허가를 내줬다.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허가 기준에 해당하는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해 저열량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에 병행해 사용한다. 단계적으로 투여 용량을 늘려 체중 감량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 위고비 판매가격은 용량에 따라 월 20만~40만원, 마운자로는 30만~60만원 수준이다.

에페, 위고비·마운자로와 뭐가 다를까?
에페는 한국인 특성에 맞는 비만 치료제라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대규모 한국인 임상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고, 기존 수입약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미약품이 한국인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결과, 에페의 평균 체중 변화율은 -9.75%였고, 최대 3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기존 경쟁 약물 대비 구토나 오심 등 이상사례 발현 비율도 낮았다.
또한 초고도비만이 아닌 BMI 30㎏/㎡ 미만 여성에게서 다른 시험 대상자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시험 대상자 중 BMI 30㎏/㎡ 미만 군의 체중 변화율은 -12.20%로 소그룹 분석군 중 가장 높은 체중 감소율을 보였다.
현재 시장은 위고비와 마운자로 두 수입약이 양분하고 있어 국산 신약인 에페가 시장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다.
의약품 시장분석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마운자로 매출은 7443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위고비의 매출은 2170억원으로 두 제품의 합계 매출만 1조원에 육박한다.
에페는 한미약품이 2015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다가 2020년 권리를 반환받은 뒤 개발한 제품이다. 사노피 기술수출 당시 개발을 기대하며 지었던 평택 바이오플랜트 2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최대 2000만 개의 프리필드시린지 완제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제조해 들여오는 위고비·마운자로와 비교해 생산·유통 과정에서 우위에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달 말 시장에 첫 번째 물량을 공급하는 것이 한미의 목표"라며 "에페를 '제2의 한미 도약'을 이끄는 중요한 이정표로 만들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