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임우섭 기자] IBK기업은행이 과거 금융사기가 적발된 기업의 전직 사장이 설립한 회사에 94억원을 대출·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대표의 과거 재직 사실을 파악하고도 경영 이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8월 20일 전력반도체 업체 A사와 관련해 94억39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대출 등 여신 약 74억4000만원과 지분투자 약 2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A사 김모 대표는 재무제표 조작과 허위 세금계산서 제출 등을 통해 한국산업은행의 시설자금을 편취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도 산은의 금융사고 공시를 확인한 뒤 해당 거래를 금융사고로 분류했다.
김 대표가 과거 사장을 지낸 B사는 2017년 수출가격과 거래실적을 부풀려 금융회사 자금을 조달한 사실이 적발된 곳이다. 당시 기업은행은 B사 지분 4.53%를 보유했으며 대출 등을 포함한 위험노출액은 약 200억원이었다.
기업은행은 2024년 A사 투자 분석 보고서에 김 대표의 B사 재직 경력을 명시했다. 김 대표를 '국내 1세대 전력반도체 기술자'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과거 재직 회사의 사업 내용과 경영 이력은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 A사의 매출 증가와 영업이익 등을 근거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고 이후 자체 점검에서도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4일 외부감사 의견이 '적정'이고 회사 공시 자료와 은행 전산 자료가 일치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대출 취급 절차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지분투자 약 20억원의 심사·집행 과정은 별도로 점검하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외부감사를 받은 재무제표 등 공신력 있는 자료에서 이상 징후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현재 A사와의 거래에서 연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추가 여신 취급은 제한했다. 예상 손실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날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기업은행 국정감사에서는 과거 금융사고 관련 이력에 대한 검증과 대출·투자 심사, 사고 이후 점검 과정의 내부통제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임우섭 기자(coldplay@inews24.com)